Tokyo People 6 - 이쯤 되면 할 말이 없다
Posted 2013. 7. 16.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Oisii Japan도쿄에서 인사동 분위기가 나는 아사쿠사(浅草)에 있는 센쇼지(淺草寺)란 절과 주변 거리 구경을 하고, 벤치에 앉아 몰려드는 인파 구경을 하면서 곤한 다리를 쉬고 있을 때, 옆 벤치에 모자를 눌러 쓰고 패셔너블한 가방을 멘 여성이 강아지를 데리고 오더니 앉았다. 무료하던 차에 다들 오동통한 게 귀여운 강아지 쪽으로 눈이 갔는데, 여성의 손엔 아이스크림이 쥐어져 있고, 강아지는 이런 상황이 익숙한듯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기다렸다는듯이 한 스푼을 떠서 강아지에게 먹였고, 강아지는 익숙한듯 혀를 날름거리면서 잘 받아 먹었다. 개 팔자가 상팔자라더니, 주인을 잘 만나 호강하는 것 같았다. 무더운 날씨는 아니었지만 오래 걸어 다리가 묵직하고 약간의 갈증도 느끼던 터라 강아지를 부러워하고 신기해 하면서 계속 시선을 두고 지켜봤다.
그녀가 한 스푼을 더 떴다. 강아지는 이번에도 자기에게 줄줄 알고 꼬리를 치며 고개를 들고 주인을 바라봤지만, 뜨아~ 놀랍게도 이번 스푼은 그녀의 입으로 향했고, 아무렇지도 않게 스푼 위 아래로 혀를 놀리며 빨아 먹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한 번은 강아지가, 다음 번은 그녀가, 다시 강아지가, 그 다음 번은 그녀가 먹는 식이었다.
강아지를 기르지 않는 나나, 기르고 싶어 하는 우리 식구들이나 다들 보면서 경악에 가까운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이쯤 되면 애완견 정도가 아니라 가족과 식구로 간주하는 건데, 으! 나는 기르고 싶은 마음도 없지만, 혹시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도저히 저렇게 할 순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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