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People 5 - 맥주는 서서 드세요
Posted 2013. 7. 15.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Oisii Japan우리나라에도 있는지 모르겠지만(전공 분야가 아니라서리^^), 됴쿄에서 신기하게 본 것 중 하나가 손님들이 자리에 앉지 않고 빙 둘러서서 맥주 마시는 집이다. 간판에도 다치노미라고 서서(立) 마시는(飮) 곳이라고 써 있는데, 우리가 머물던 니혼바시에도, 흥청거리는 먹자 골목 중 하나인 우에노에서도 이런 집들이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어떤 사람들이 이런 데를 이용하나 봤더니, 보통 선술집과 별로 다를 바 없이 동네 사람들부터 직장인들까지 맥주파들이 주를 이루는 것 같았다. 서서 마시면 다리가 아플 텐데, 이들은 오히려 이런 분위기를 즐기는 모양이다. 하긴 라멘도 서서 먹는 집이 있는데, 술집이 없을 리가 없을 게다.
아무래도 오래 서 있다 보면 다리가 아파와서 앉아 마시는 집만큼 오래 있을 순 없을 테고, 아마도 다른 데서 1, 2차를 한 다음 귀가하기 전에 들려서 간단하게 맥주 한 잔 하며 2, 3차를 하는 집인 것 같았다. 가장 현실적인 이유로는, 생맥주 한 잔에 450-500엔을 받는 일본의 높은 물가에 우리처럼 진탕으로 마실 여유가 없기 때문에 생긴 안성맞춤 틈새술집 같아 보였다.
우에노 먹자골목엔 특히 이런 집이 많았는데, 빽빽하게 입추의 여지 없이 서서 한 잔들 하고 있었다. 재밌는 것은 여성 주객들이 적잖이 눈에 띈다는 것.^^ 맥주인지 사케인지 모르겠지만, 큰 병이 350엔이면 생맥주에 비해 괜찮은 부담없는 가격이라 주객들이 성황을 이루는가 보다.
시끌벅쩍한 곳도 있었지만, 같은 다치노미지만 약간 분위기 있는 집도 보였다. 그래봐야 술집이 거기서 거기 오십 보 백 보겠지만, 일본어를 할 줄 아는 동행이 있었다면 한 번 들어가서 분위기에 취해 보는 것도 괜찮은 여행이 될 것 같았다. 우린 그냥 앉아서 먹는 집에서 마침 바깥쪽 모서리에 빈 자리가 나길래 고심 끝에 그림 메뉴를 손으로 가리키면서 사시미와 조개탕을 시켜서 우에노의 밤을 조금 느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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