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Snap 1 - 니혼바시 골목 풍경
Posted 2013. 8. 13.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Oisii Japan이번 도쿄여행의 숙소는 호텔닷컴을 통해 니혼바시에 있는 별 3개 짜리로 예약했는데,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정말 작았던 일본 중저가 호텔 특유의 방 크기나, 방에서 wi-fi도 안 돼(유선 랜은 된다) 로비로 내려가야 하고, 조식도 포함 안 된 터프한 조건이었지만, 깨끗하고 지하철에서 가깝고 뜻밖에도 주변에 괜찮은 식당들이 있어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여행 둘째날 아침은 쯔키치 가느라 못했지만, 셋째날 새벽은 아내와 호젓한 아침산책을 했다. 한 시간 정도 여유 있게 걸으면서 사방 몇 블럭을 돌아볼 참이었지만, 그리 특별한 것 없는 골목 풍경이 자꾸 우리 발길을 붙잡는 바람에 반경 100미터를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Refresh될 수 있었다. 대로변이 아니지만 주로 음식점과 술집들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이른 아침이라 뭐 파는 집인지 분간이 잘 안 되는 집들이 많았다.
그 중 몇 집은 다행히 간판에 국수집이라든지, 술집이라고 나와 있기도 했는데, 이 골목 이제 보니 은근히 괜찮아 보이는 국수집이 많았던 것 같다. 이른 아침부터 영업중인 가게가 있었는데, 대륙은 중국을 말하는 것일 테고, 국물이 빨간 면을 낸다는 것인지, 진작에 주목했으면 한 번 들어가 보는 건데 그랬다.
새로 배달된 듯한 술독이 가지런히 놓여 있는 이 집도 단순한 술집이라기보다는 국수 반죽을 칼로 채 썰듯 해서 육수가 끓고 있는 솥으로 연속해서 던지듯 끓여 내는 도삭면을 하는 집이었다. 이상하게도, 여행 중엔 잘 들어오지 않아 무심코 지나간 곳들이 나중에 사진으로 보면 뭔가 있는 괜찮은 집으로 보여 아쉬움을 남기는 경우가 왕왕 있다. 양키즈에 가 있는 이치로가 기린 맥주 한 잔 하자는 사진도 이제야 보인다.^^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 문과 출신이라 그런대로 대충은 때려 맞출 실력은 되는 내 한자 실력으로도 독해가 안 되는 집들이 나온다. 이렇게 예서나 전서로 써 놓으면 더 읽기 어려워지고. 공중에 늘어뜨린 전기줄과 집앞에 내놓고 기르는 커다란 화분에 담긴 화초들, 그리고 거의 집집마다 세워 둔 자전거가 이 골목은 주택가일 수 있다고 말해 주는 것 같다.
한자도 어려운데, 일본어만 달랑 세 글자 써 놓은 간판만 봐선 정말 모르겠는 이 집은 마침 현관 미딛이문 창틀 사이로 안이 보이길래 슬쩍 카메라를 들이밀어 봤다. 에도 시대 풍경화가 그려진 벽면 앞에 신주 같은 게 모셔져 있고, 검도 복장 비슷해 보이는 무사의 장비가 허수아비처럼 장식돼 있는 걸로 봐서 조상 중에 프라이드 강한 사무라이가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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