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건설
Posted 2014. 1. 19.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Joyful Taipei타이페이역에서 기차를 타고 지우펀(九份) 갈 때 갈아타는 루이팡(瑞芳) 역에 내려 다시 핑시(平溪) 순환 열차로 갈아타고서 시펀(十分)역에 내려 천등 날리는 장면들을 구경하고 시펀폭포를 향해 한 시간 정도 걸었다. 9월 중순의 날씨는 기온은 다소 높았지만 화창했고, 도시의 번잡함을 뒤로 하고 한적한 시골길은 발걸음마저 가볍게 해 주었다.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저 앞에 새로 고가도로를 놓는 건설현장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 이런 공사 현장을 직접 볼 일은 거의 없는데, 다른 나라에 여행 와서 마침 이 시간대에 이곳을 걷게 되면서 하고 많은 구경거리들 가운데 이런 구경도 하게 된 것이다.
이십여 미터쯤 돼 보이는 상공 위 양쪽에서 놓여지는 고가 도로는 이제 마지막 도킹을 남겨 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쪽과 저쪽 사이 간격이 이삼십 미터는 족히 돼 보였는데, 삐죽 튀어나온 철근들은 마치 이쑤시개처럼 보이고, 용접 작업 중인 인부들은 레고 블럭의 인형 같아 보여 현실감이 없어 보이기까지 했다.
얼추 왕복 4차선은 돼 보이는데, 교통량이 어느 정도인지는 몰라도 저 정도 높이와 폭의 고가도로가 차량들의 하중을 견디고, 통행을 안전하게 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공학 기술들과 ]자재들이 투입됐을까.
공사 현장을 지나자 길옆으로 개천이 흐르고 있었는데, 멀리서 바라보니, 연결이 필요한 부분이 한 군데가 아니라 여러 군데였다. 교각이 있는 부분부터 세우고, 중간 연결 부분을 아래에서 들어올려 조립하는 공법 같았다.
아까부터 지상에 도로를 확장하는 게 더 경제적일 텐데 왜 고가도로를 저리 높이 놓는 걸까가 궁금했는데, 조금 걸어보니 모르긴 해도 토지 수용에 따른 재정적인 이유도 있을 것 같고, 원래의 한적하고 고즈넉한 마을 분위기와 풍경을 그나마 유지하는 데도 고가도로를 놓는 게 낫기 때문이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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