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송화와 란타나
Posted 2013. 11. 17.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Joyful Taipei그꽃을 처음 본 지 두 달이 더 지났다. 타이페이 북부 단수이역에서 가까운 곳에 17세기에 대만을 지배했던 스페인 유적지 홍마오청(紅毛城, Fort San Domingo)의 비탈진 담장 한 구석에 커다란 이파리들 위로 나란히 모여 피어 있었던 작은꽃들이 내 시선을 사로 잡은 건, 작고 예쁜 꽃들이 한 다발씩 뭉쳐 피어 있고, 송이마다 멀티 컬러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줄기에 피어난 여러 송이 꽃들은 노란색 꽃술에 흰색 꽃잎, 분홍색 꽃잎으로 색다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꽃이 이렇게도 피는구나, 하면서 혹시 이름을 적어둔 작은 팻말이라도 있지 않을까 찾았지만, 그냥 담장 밑에 피어나 이름 없는, 아니 이름 모를 이방화(異邦花)였다.
귀국해서 인터넷 검색으로 이름을 알아보려 했지만, 우리꽃이 아니어서이기도 하고, 내 검색 실력으로는 속시원히 알려 주는 곳이 없었다. 그냥 이름은 모른 채로 다른 주제로 포스팅할까 하고 있었는데, 지난주에 물소리길을 걷다가 본 꽃(맨 아래 사진)이 같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느낌이길래 이름을 물으니. 아내는 금잔화 같다고 했는데, 마침 지나가시던 동네 할머니 한 분이 수줍어하시며 금송화라고 알려주셨다.
이것 비슷한 꽃을 본 적이 있다면서 혹시나 해서 블로그에 날짜 없이 예약해 둔 꽃을 찾아 dong님에게 보여주니, 즉시 아이폰으로 구글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중앙선 지하철이 들어오는 바람에 검색은 멈췄는데, 잊지 않고 있다가 그날 저녁 집에 돌아가 제대로 검색한 끝에 내가 본 꽃이 란타나(Lantana)인 것 같다는 카톡 메시지를 보내왔다.
란타나는 칠변화(七變花)라고도 불리는데, 구글 이미지를 찾아보니 이 꽃이 맞았다. 오래 묵혀둔 숙제를 푼 기분이 시원했다. 물소리길에서 본 금송화 덕에 란타나란 꽃이름도 알게 되는 뜻밖의 소득이 있었다. 이런 건 대체 어떻게 검색하냐고 했더니, 브라질 꽃, 열대꽃 등의 검색어 몇 번 치면 비슷한 이미지를 찾을 수 있고, 그렇게 추적하다 보면 웬만한 건 찾게 된다는 유용한 팁을 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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