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봉산 물푸레나무
Posted 2010. 5. 17. 10:21,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
요즘 우리 부부의 주요한 대화 주제 중 하나는 주말 산책 코스다. 전에는 가끔 드라이브 코스와 식당 정도가 화제에 올랐지만, 작년부터는 어느 산을 갈까로 바뀌었다. 언젠가 예봉산에 물푸레나무 군락지가 있더란 얘길 했더니, 한 번 가잔다.
언제나처럼 배낭 하나에 물 두 병, 사과 하나, 스낵 두 개, 깔판 하나를 넣고 나는 배낭을 메고, 아내는 스틱만 쥐고 팔당역 뒤 솔밭쉼터부터 오르기 시작한다. 그리 덥진 않았지만, 팔당쪽에서 오르는 예봉산은 계속 오르막이라 중간중간 쉬면서 숨을 돌렸다.
예봉산에 처음 오른 아내는 683미터가 되는 산이었냐며 검단산보다 높다고 약간 놀란다. 몇 번 얘기한 적이 있지만, 역시 자신이 직접 올라봐야 그 진가를 아는 법이다. 정상에서 사과를 나눠 먹으면서 잠시 숨을 돌린 다음 다산 선생이 자주 올랐다는 철문봉을 지나 물푸레나무 군락지에 이르니, 5월에 꽃이 핀다는데 아직 멀었다. 나무도 나무지만 흰꽃을 보려는 생각으로 두 시간 넘게 온 아내는 실망하는 눈치다. 다음엔 조금 쉬운 코스인 새재고개쪽으로 다시 오잔다.
이름이 멋진 이 나무는 10미터 정도 자라는데, 가지를 물에 담그면 물이 푸르게 변한다고 해서 이 이름을 갖게 됐다고 한다. 무겁고 단단해 옛날 서당의 회초리를 만드는 데 쓰였고, 요즘은 야구 방망이 만드는 데 사용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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