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그림이 예뻐서 산 차통
Posted 2013. 9. 30.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Joyful Taipei
여행을 하다 보면 사는 곳에선 보지 못했던 이런저런 예쁜 물건에 눈길이 갈 때가 있다. 옷이나 그릇 같은 게 대표적인데, 처음 본 인상이 워낙 강렬해서 값이 아주 비싸지 않으면 실용성이나 내용과는 상관없이 일단 사 두게 되는 것들이 있다. 지름신이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인데, 비교적 잘 견디지만, 가끔 못 이기는 척 무너져 주기도 한다.
머오콩 차밭을 걷다가 인테리어가 마음에 드는 가게가 눈에 띄었다. 전체적으로 온화한 느낌을 주는 가게인데다가 간판을 대신한 빨간 바탕에 흰 고양이 그림이 인상적이었고, 원색의 둥그런 차 케이스들과 가게에 오르는 계단도 예쁘게 칠해 있어, 도저히 안 들어가 볼 수가 없었다. 마오콩 일대에서 나는 여러 종류의 차를 통에 넣어 파는 집이었는데, 색색깔의 작은 통에 귀여운 고양이 그림이 다른 색으로 일러스트 돼 있었다.
커피 원두는 사 와도 녹차나 우롱차 같은 건 별 관심이 없어 다른 포장이었다면 구경도 안 하고 손이 안 갔을 텐데, 이 집은 통이 너무 맘에 들었다. 마오콩 다원(Maokong Teahouse)이란 가게 이름도 특별할 것 없고, 이 집에서 파는 차도 대단한 건 아니었을 텐데, 고양이가 그려진 차통(Tea Case)은 이상하게 너무 맘에 들었다. 게다가 70대로 보이는 인자한 할머니가 주인이셔서 더 마음이 갔던 것 같다.
70g의 차가 들어 있는 손바닥에 잡히는 흰색과 빨간색 차통을 500원(2만원)에 샀는데, 생각 같아선 다른 컬러의 차통도 다 사고 싶었지만, 이런 걸 뭐하러 사 오느냐는 아내의 눈치가 보여 간이 크지 않은 나는 그냥 두 개만 샀다. 내 생각에도 차값 반, 차통 값 반쯤 되지 않을까 싶은데, 하나는 집에 두고, 하나는 사무실 책상 위에 두었다.
뚜껑을 열면 다시 밀봉을 도와주는 손잡이가 달린 속뚜껑이 있어 차를 보관하기 편하다. 할머니가 일곱 번까지 우려 마시는 차라고 했는데, 다행히 차 맛도 괜찮다. 마오콩에서 좋은 차가 나오나 보다. 이런 건 볼 때마다, 두고두고 여행을 추억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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