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고양이 세상 - 핑시 허우통
Posted 2013. 10. 1.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Joyful Taipei마오콩 찻집에서 고양이 그림이 새겨진 차통 산 이야기를 한 김에 고양이 얘기를 좀 더 하자면, 여성들은 대개 고양이와 관련된 샵이나 마을이 있다면 사죽을 못 쓰는 것 같다. 급기야 이번 타이베이 여행에서는 고양이를 테마로 하는 마을까지 방문했는데, 이건 핑시선(平溪線) 순환열차 원데이 패스를 끊어서이기도 하지만, 아마도 여행 스케줄을 여직원 둘이 짰기 때문이라고 짐작된다.
고양이 마을로 유명한 허우통(侯硐) 역에 내리면, 실제로 팔자 좋고 신수도 훤한 고양이들이 동네 아무 데나 누워 있거나 걸어다니고, 사람들은 탄성을 연발하면서 좋다고 따라 다니거나 몰려들어 사진을 찍는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역 근처가 온통 고양이 캐릭터로 도배되다시피 돼 있다는 것. 역사 밖 넓은 잔디밭 한가운데엔 사람 키보다 큰 귀여운 고양이 머리 상징이 세워져 있기도 하다.
두 시가 조금 지난 허우통 역 근처는 30도가 훨씬 넘는 맑은 날씨가 직사광선을 마구 쏟아내는 바람에 스펀(十分)에서 보낸 오전처럼 마을을 활보하며 쏘다니는 건 무리였다. 더위에 지친 발걸음은 겨우 역사 안과 근처 가게 몇 군데만 어슬렁거리게 만들었는데, 간판부터 등에 씌우는 갓까지 온통 재밌는 고양이 캐릭터 천지였다.
고양이가 이처럼 대접 받는 곳도 흔치 않을 것 같은데, 원래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도 이런 캐릭터들엔 마음이 끌렸다. 식구들을 이곳에 데려왔다간 강아지만 아니라 고양이도 한 마리 키우자고 할 것 같은데, 그건 사양이다.^^
카페 이름부터가 고양이 마을 커피집인데, 고양이가 이렇게 귀여워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재밌는 캐릭터를 원없이 볼 수 있다. 창가에 놓인 화분까지 온통 고양이 얼굴인데,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말없이 웃고 있는 고양이 화분까지 마음을 뺐는다.
붙어 있는 기념품샵에선 당연히 다양한 고양이 캐릭터 상품들도 넘쳐나는데, 머그컵부터 키 홀더에 심지어 대만 특산품 파인애플 과자인 펑리수까지 죄다 고양이 일색이다. 머그가 조금 작은 게 보였다면 갖고 오기 조금 번거롭더라도 한두 개 입양해 왔을 텐데, 그림과는 달리 크고 투박해 보여 구경만 했다. 작은 수첩만 하나 사 왔는데, 고양이 펑리수는 눈에 띄었을 때 한두 상자 사 오는 건데, 그림만 보니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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