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시 쉬펀역
Posted 2013. 10. 4.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Joyful Taipei이번 대만여행에서 처음 가본 곳은 핑시(平溪)란 곳인데, 대만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녀>에 나온 곳이다. 기찻길에서 천등(天燈) 띄우는 장면이 유명한데, 타이베이역에서 기차를 타고 지우펀(九份) 갈 때 들리는 루이팡(瑞芳) 역까지 온 다음, 핑시 일대를 아무 역에서나 내려 구경하다가 다시 기차가 오면 타고 다음 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원데이 패스(2천원 정도)를 끊으면 편하다.
핑시의 대표적인 관광 포인트는 쉬펀(十分) 옛거리 구경, 천등 날리기, 쓰펀 폭포, 허우통의 고양이 마을 등인데, 반 나절에서 한 나절 정도 천천히 둘러볼 수 있는 아기자기한 코스다. 기차역은 작지만 이름을 크게 써 붙여 놓았는데, 철로를 횡단할 수도 있고, 마음만 먹으면 기찻길을 걸어 볼 수도 있다.
쉬펀 역의 마스코트는 정복 차림을 한 역장으로 추정되는 역무원 아저씨. 환한 미소와 함께 한 손은 뒷짐진 편한 자세로, 또 한 손은 오고 가는 이들을 배웅하는 친절과 환대의 상징으로 읽힌다. 모자에서 얼굴까지가 어깨에서 구두까지와 거의 비슷한 크기로 만들어 놓아 귀엽고 친근한 이미지가 전달된다, 다들 멈춰서서 기념사진 찍기에 바쁘다.
쉬펀 역 일대는 기찻길 양편으로 작은 마을이 이어지는데, 쉬펀 폭포까지 한 시간 남짓 마을 구경을 하면서 가도 되고, 기찻길을 천천히 걸으면서 구경해도 좋을 법한 벽화가 그려 있다. 우리는 잠시 기찻길을 걷다가 마을을 통과해 쉬펀 폭포까지 가서 구경하다 왔는데, 맑은 날씨에 좋은 풍경과 함께 두어 시간을 보낸 것 같다.
타이베이를 여행하면서 도심만 아니라 근교를 둘러보기 원한다면 멋진 바위들로 유명한 바닷가 예류, 홍등이 켜진 계단으로 영화를 통해 널리 알려진 지우펀 등과 함께 매력적인 후보 중 하나가 될 듯 싶다. 우리처럼 하루에 한 곳씩 아침 일찍 타이베이역에서 기차를 타고 갔다가 오후에 시내로 돌아와 저녁 시간을 보내기에 적합한 곳들이다.
쉬펀 역을 오가는 핑시 순환열차는 두 량 짜리 작은 기차인데, 지붕과 창문만 빼곤 황적색 계열의 이 곳 풍경을 그대로 그려 놓아서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기차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도 여행객들에겐 즐거운 구경거리다.
기차 안은 우리네 지하철과 비슷한데, 중간에 둥그런 열쇠나 동전 모양의 열린 문을 만들어 놓은 게 특이했다. 여기만 아니라 대만 철도들은 이런 구조를 많이 볼 수 있다. 쉬펀 역사의 마스코트는 남성 역장이었는데, 우리가 탔던 기차엔 여성 역무원이 표 검사를 하고 있었다. 우리처럼 원데이 패스를 산 승객들은 표를 보여주기만 하면 되고, 낱장을 산 이들은 펀치를 뚫어주고, 표 없이 탄 이들은 현금 정산을 해도 됐다.
'I'm traveling > Joyful Taipei'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핑시 쉬펀폭포 (6) | 2013.10.07 |
---|---|
쉬펀역에서 천등 날리기 (4) | 2013.10.05 |
온통 고양이 세상 - 핑시 허우통 (4) | 2013.10.01 |
고양이 그림이 예뻐서 산 차통 (2) | 2013.09.30 |
독특한 계량기 숫자판 (4) | 2013.09.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