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와우북 페스티벌
Posted 2013. 10. 9.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매년 시월 첫째 주말 사흘간 홍대앞 골목에선 와우북 페스티벌이 열린다. 다른 때도 그렇지만 주말엔 더더욱 홍대에 나올 때는 차를 놓고 나오란 대형 펼침막이 딱 어울릴 만큼 볼거리 많고 먹을거리도 풍성한 여기 골목들에서 길거리 책잔치와 공연들이 몰려드는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토요일 늦은 오전에 출발한 우리는 생각 같아선 차를 두고 버스-지하철로 다녀오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책을 제법 사게 될 것 같아 홍대 안에 주차를 하고 두 시간 정도 둘러봤다. 그래도 다 구경하진 못했고, 반쯤 돌아본 것 같다.
가족 모두가 좋아하는 러시아어 통역사 요네하라 마리 책이 <유머의 공식>을 마지막으로 모두 번역, 출간된 마음산책 부스부터 들렸다. 이십여 권 가운데 대여섯 권을 읽었는데, 우리보다 g가 더 이 작가를 좋아하는 것 같다. 학교 도서관에서도 빌려 보면서 일년에 두어 권씩 사 보겠다나.
○○에 대한 모든 것 같은 실용적인 책들이 많이 나오는 가운데, 처음 하는 이들을 위해 A to Z 시리즈로 책을 내는 곳에서 아내가 손뜨개에 관한 책을 골랐다. 물론 생전 처음 하는 건 아니고, 다시 하고 싶어졌나보다.
C. S. 루이스 책을 양장본으로 새로 정식출판 계약해 내고 있는 홍성사 부스에서 올해가 선생의 서거 50주년이란 걸 처음 알게 됐다. 11월에 홍성사 책방인 양화진 책방에서 기념행사가 열리나 보다. 최근 그의 초창기 자서전 격인 <예기치 못한 기쁨 Surprised By Joy>를 크리스챤 다이제스트에서 김기찬의 번역으로 1999년에 나온 걸로 다시 읽었는데, 역시 좋았다. 뭐랄까, 다른 저자들과는 격이 다른 그의 문장과 표현들에 다시 매혹됐다.
언제부터인지 실용적이고 컨템포러리한 이슈들을 다루는 책들에 한눈을 파느라 이런 책들이 조금 지루하게 느껴졌었는데, 강유나가 옮긴 홍성사 판도 구해 읽고, <루이스와 잭>도 읽어봐야겠다. 알리스터 맥그라스가 올해 쓴 전기(C. S. Lewis - A Life: Eccentric Genius, Reluctant Prophet)도 빨리 번역판이 나오면 좋겠다. 자신이 유별난 천재이기도 한 맥그라스는 루이스의 생애에 별난 천재와 내키지 않는 선지자란 제목을 붙였는데, 제목만으로도 두근두근.
The Writer's Block이란 책이 <아이디어 블록>이란 제목으로 나왔는데, 보통 책 크기가 아니라 3M 스티커 크기에 7백 페이지 가까이 돼 무슨 정육면체 같았다. 마치 블록 쌓아둔 것처럼 디스플레이해 놓았는데. 특이해서 한 권 사둘까 하다가 이름만 기억해 두기로 하고 참았다. 기억에 각인시켰으니, 언젠가 사게 될 것이다.^^
아내가 다섯 권, 내가 다섯 권 해서 모두 열 권을 샀는데, 5만원이 채 안 들었다. 반값도 안 되게 산 건데, 새것 같은 반품이나 재고 도서들을 칭하는 리퍼 도서들로만 골랐기 때문이다. <행복이 가득한 집> 편집장을 지낸 김영주의 여행 에세이 <뉴욕>과 <프로방스>를 골랐고, 조경란의 특색 있는 소설 <백화점>도 구했다.
제목만 듣고 있던 <성미산 마을 사람들> <우리 시골에서 살아볼까?>도 집었고, <오니기리 레시피>란 간단 뚝딱 든든 음식 만들기 책도 몇 개 만들어 본다는 조건으로^^ 득템했다. 홍대로 돌아오는 길에 한 접시 1,100원 균일가로 돌아가는 회전스시집에서 둘이 15접시를 드셔 주셨다. 김말이에 잘게 썬 육회를 얹은 접시와 샐러드 볼 접시가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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