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가 멋진 교회
Posted 2013. 10. 27. 00:00, Filed under: I'm churching/교회 나들이줄곧 자랐으면서도 학생 때 서울 근교에 있는 동구능이나 서오능, 헌인능으로 소풍은 갔어도
정작 선릉이나 선정릉이 도심에 있다는 건 모르고 지내다가 지하철이 개통되면서 역 이름으로
먼저 알게 됐다. 아마 능 규모가 작아서 많이 안 알려졌을지도 모르겠다.
역에서 걸어서 몇 분 안 걸리는 골목에 자리 잡은 현대교회는 원래는 압구정동에 있다가
옮겨왔다고 한다. 처음 와 보는 교회지만 이름이 조금 낯이 익은데, 한완상 장로, 서경석 목사
(이름이 비슷해 가끔 형제나 친척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았다^^) 등이 다니던 교회이고, 통합측
교단 총무를 지낸 조성기 목사(소설가와 동명이인)가 한때 담임으로 있던 게 기억이 났다.
이 교회 역사나 스타일은 잘 모르기도 하거니와 관심 없고,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수수한 교회당 건물을 휘감고 수놓고 있는 멋진 나무와 담쟁이였다. 모르긴 해도 주택가와
사무실 빌딩이 즐비한 강남이라는 동네에서 교회당 티를 내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주변과
조화되려는 의식 있는 교인들이 이런 교회당 건물 외관을 가꾸었을 것 같다.
되면 외관에선 어디다 내놔도 손색없는 아름다운 교회 건물로 손꼽아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나라에선 이런 교회당을 쉽게 구경하기 어려운데, 규모도 적당하면서 수수하면서도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이런 동네 교회들이 곳곳에 있으면 사람들 보기도 좋을 뿐더러
교인들도 교회 가는 즐거움이 커질 것 같다.
오른쪽 벽면엔 Aletheia란 헬라어(그리스어)가 새겨 있었다. 요한복음 1장에서 예수에 대해
설명하던 요한이 그분에게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다고 했을 때의 그 은혜와 진리란 말이다
(헬라어를 잘 몰라 무식하게 싸피스라고 읽을 뻔 했다.^^ 마침 동행한 J 목사에게 음독을
부탁했다).
교회당 벽면에 우리말이나 영어를 쓸 수도 있겠지만, 은혜와 진리 같은 간단하지만
의미심장한 단어 정도는 헬라어로 알아둬도 좋을 것 같다. 교회당에 올 때마다 새기면서
각인되는 효과가 있을 것 같다. 밝을 때 봐도 좋지만, 조금 어둑어둑해질 때 두 단어 위에
등이 켜지면 더 빛이 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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