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물소리길 11가지 풍경(8) - 얀마^^
Posted 2013. 11. 22.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하루이틀 여행블로그 친구 dong님과 우스갯소리로 가끔 어떤 풍경이나 장면을 보면서 날로 먹는다는 말을 주고 받으며 킥킥거릴 때가 있는데, 물소리길 2코스를 걷다가 어느 집 공터에 서 있는 흰색 5톤 트럭이 딱 그랬다. 이렇다 특이할 것 없는 트럭이 내 눈을 끈 건, 짐칸에 노란색 포크레인을 싣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거 참, 땅을 기어야 할 포크레인이 휴식도 모자라 높은 데서 유람하니 팔자 좋네, 하며 가까이 갔더니 이름이 예사롭지 않다. YK건기란 회사차인데, 브랜드가 얀마(Yanmar)였다. 로고도 새 모양으로 날렵한 게 멋졌다. 명색이 블로그하는 사람이 이런 재밌는 순간을 그냥 스쳐 지나가는 건 예의가 아니다. 한 마디 대꾸해 주었다.
왜? 나 불렀어? 근데, 초면에 너 입이 좀 거칠다.
얀마는 네가 날 부를 때 쓸 말이 아니라, 내가 널 부를 때 써야 할 거 같은데,
왜, 꼽냐? 꼬우면 덤벼보시든지.
여기까지 하고 냅다 줄행랑쳤다. 얀마가 화가 나서 저 긴 팔을 펴고 한 방 먹이러 달려들면 그런 낭패가 없겠기 때문이다. 다행히 지가 먼저 싸움 걸어온 걸 인정했는지, 그 이상의 불상사는 없었다. 다음의 일본어 사전을 보니 큰 잠자리를 얀마(やんま)라고 부른다니, 이름 하나는 잘 지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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