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물소리길 11가지 풍경(6) - 각종 안내판
Posted 2013. 11. 20.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하루이틀 여행산이나 길을 다니다 보면 각종 안내판을 만나게 되는데, 종종 손글씨로 누군가가 써 놓은 것들 가운데 재미 있는 것들을 만나게 된다. 안내판은 일반적으로 간단명료, 반복강조, 은근위협을 전가의 보도인양 사용해 거칠어 보이는 게 많은데, 여긴 보기 드물게 차분한 글씨와 점잖은 말투로 말을 걸고 있다. 아, 글쎄 어느 양심 없는 작자가 여기서 기르던 개를 슬쩍 거져갔던가 보다. 보이지는 않지만 앞에 괄호가 빠진 걸로 읽어주었다. (인간아! 좋은 말로 할 때,)^^
어떤 안내판은 조금 험악한 구석이 있는데, 지나가던 사람들이 밤을 주워가거나 따 간데 대한 밤나무 주인의 분노와 울화가 섞여 있었다. 글쎄, 땅에 떨어진 걸 몇 개 주워가는 정도는 서로 양해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문제는 싹쓸이하듯 주워가거나 나무를 흔들어대거나 심지어 장대로 따 가는 이들이 있다는 것. 절도죄에 벌금 100만원이라니, 걸리면 큰코 다칠 수도 있으니, 제발 그러지들 마시길!
물소리길은 농가를 이웃하며 걷는 곳이 많기 때문에 이런 농작물 무단채취를 경고하는 안내판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아예 인쇄한 현수막을 내걸어 절도행위란 걸 명시하기도 했다. 오죽했으면 굳이 이런 걸 내걸었을까 싶을 정도로 피해가 심했나 보다.
얼핏 보기엔 길이 있을 것 같은데, 길 없다는 페인트 글씨판이 서 있다. 길이 없다는데도 그냥 올라가보는 이들이 있어 골치 아팠나 보다. 길이 없다는 표지판을 보면 4년 전 남아공 생각이 난다.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길 없음 표시 - CUL-DE-SAC (11/16/10)
길 위에만 안내판이 있는 건 아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전선들 사이로 작은 안내판 하나가 새처럼 사뿐히 앉아 팔랑거리고 있다. 위험(높이 4.5m) 표지판인데, 새들이 앉지 못하도록 하는 말은 아닐 테고^^, 사다리차 같은 농공사용 차가 무심코 건드리면 골치 아픈 일이 발생할까봐 달아 놓았을 게다. 맑은 하늘은 전혀 위험해 보이지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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