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대목 맞은 푸줏간
Posted 2014. 1. 2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교회가 있는 신설동 대광고 정문에서 고대 방향으로 백 미터쯤 가면 임박사 정육고기시장이란
정육점이 나온다. 여러 군데 점포가 있는 육우 전문취급 체인점 같은데, 주일 예배 마치고 두세 주에
한 번씩 들려 구워 먹을 고기도 사고, 도가니와 사태 등을 사 오곤 했다.
엊그제 들리니 설 명절을 며칠 앞둔 대목인지 다른 때보다 아연 활기를 띠고 있었다. 들어가자마자
진열장 왼쪽 공간에 곧 팔려나갈 소들이 통째로 쇠꼬챙이에 걸린 신기한 장면이 확 눈을 끌었다.
보통 때도 진열장 너머 유리로 된 안쪽 창고에 걸어놓고 다듬고 해체하면서 부위별로 써는 작업을
볼 수 있지만, 이렇게 밖에까지 내놓고 작업할 정도로 물량이 많이 몰리는 건 설과 추석 연휴를
목전에 둘 때나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구경거리다.
거의 사람키만하고 선홍색의 때깔 좋은 육중한 소 여러 마리를 손님들 눈앞에서 작업하는
이곳은 정육점이라 부르기보다는 웬지 옛 이름대로 푸줏간이라 부르는 게 더 어울리겠단 생각이
들었다. 솜씨 좋은 푸주한들이 달려들어 예리한 칼로 등뼈와 갈빗대만 남기고 맛있어 보이는
고깃덩어리들로 만들어내는 작업은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푸줏간 하면 유진 피터슨(Eugene Peterson)이 생각나는데, 그는 자서전 한 장을 "아버지의
정육점"이란 제목 아래 어렸을 적 푸줏간을 하는 아버지 가게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아버지와
일꾼들이 작업하고, 손님들을 맞곤 하던 풍경을 생생하게 묘사하면서 나중에 목사가 되면서 예배
(제사)와 환대를 제대로 배울 수 있었노라고 유쾌한 필치로 그려냈다.
살코기와 갈빗대살을 각각 클로즈업해 봤다. 문자 그대로 죽여주는 때깔들이다. 한우 중
저렴하다는 육우라고는 해도 저런 부위와 저런 뭉치라면 제법 값을 부를 것이다. 늘 한두 근
단위만 보다가 그 열 배는 족히 되어 보이는 걸 보니 군침이 다시 돈다. 이런 놈들은 뭘 해 먹어도
맛있을 것 같다.
사흘 앞으로 다가온 설 명절에 사람들의 마음이 급했는지 매장은 손님들로 북적거려 우리
앞에 열 명은 기다린 것 같다. 선물용으로 포장해 가는 이들도 있고, 제수용으로 산적감을 비롯해
다진 고기를 찾는 이들이 많아 보였다. 다들 푸줏간에 온 김에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보통 때보다
좀 더 많이 구입하는 것 같았다. 우리도 전에 사 둔 도가니탕에도 넣고 무국 끓여 먹을 사태와
보쌈 해 먹을 뭉치 삼겹살과 목살, 그리고 저녁에 구워 먹을 차돌박이 등을 사 왔다.
정육점이 나온다. 여러 군데 점포가 있는 육우 전문취급 체인점 같은데, 주일 예배 마치고 두세 주에
한 번씩 들려 구워 먹을 고기도 사고, 도가니와 사태 등을 사 오곤 했다.
엊그제 들리니 설 명절을 며칠 앞둔 대목인지 다른 때보다 아연 활기를 띠고 있었다. 들어가자마자
진열장 왼쪽 공간에 곧 팔려나갈 소들이 통째로 쇠꼬챙이에 걸린 신기한 장면이 확 눈을 끌었다.
보통 때도 진열장 너머 유리로 된 안쪽 창고에 걸어놓고 다듬고 해체하면서 부위별로 써는 작업을
볼 수 있지만, 이렇게 밖에까지 내놓고 작업할 정도로 물량이 많이 몰리는 건 설과 추석 연휴를
목전에 둘 때나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구경거리다.
거의 사람키만하고 선홍색의 때깔 좋은 육중한 소 여러 마리를 손님들 눈앞에서 작업하는
이곳은 정육점이라 부르기보다는 웬지 옛 이름대로 푸줏간이라 부르는 게 더 어울리겠단 생각이
들었다. 솜씨 좋은 푸주한들이 달려들어 예리한 칼로 등뼈와 갈빗대만 남기고 맛있어 보이는
고깃덩어리들로 만들어내는 작업은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푸줏간 하면 유진 피터슨(Eugene Peterson)이 생각나는데, 그는 자서전 한 장을 "아버지의
정육점"이란 제목 아래 어렸을 적 푸줏간을 하는 아버지 가게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아버지와
일꾼들이 작업하고, 손님들을 맞곤 하던 풍경을 생생하게 묘사하면서 나중에 목사가 되면서 예배
(제사)와 환대를 제대로 배울 수 있었노라고 유쾌한 필치로 그려냈다.
살코기와 갈빗대살을 각각 클로즈업해 봤다. 문자 그대로 죽여주는 때깔들이다. 한우 중
저렴하다는 육우라고는 해도 저런 부위와 저런 뭉치라면 제법 값을 부를 것이다. 늘 한두 근
단위만 보다가 그 열 배는 족히 되어 보이는 걸 보니 군침이 다시 돈다. 이런 놈들은 뭘 해 먹어도
맛있을 것 같다.
사흘 앞으로 다가온 설 명절에 사람들의 마음이 급했는지 매장은 손님들로 북적거려 우리
앞에 열 명은 기다린 것 같다. 선물용으로 포장해 가는 이들도 있고, 제수용으로 산적감을 비롯해
다진 고기를 찾는 이들이 많아 보였다. 다들 푸줏간에 온 김에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보통 때보다
좀 더 많이 구입하는 것 같았다. 우리도 전에 사 둔 도가니탕에도 넣고 무국 끓여 먹을 사태와
보쌈 해 먹을 뭉치 삼겹살과 목살, 그리고 저녁에 구워 먹을 차돌박이 등을 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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