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펠라의 중심
Posted 2014. 3. 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아내의 대학OB합창단 연주회 프로그램 중 한 스테이지를 졸업한 지 얼마 안돼 보이는
젊은 기수들이 중창으로 장식했는데, 두 팀 다 아카펠라로 연주했다. 재학생부터 졸업한 지
40년 가까운 선배들까지 혼연일체가 되어 소리를 만들어내는 합창 분위기에 숨을 죽이며
관람하던 청중들도 잠시 긴장을 풀고 숨을 돌릴 수 있는 좋은 순서였다.
첫 팀은 4인조였는데, 기타가 있긴 했지만 반주라기보다는 거의 "뜯기" 수준이어서^^
아카펠라의 한 파트로 묻혀 들릴 정도였다. 김광석의 <사랑이라는 이유로>를 불렀는데,
익숙한 멜로디여서인지 청중들은 노래에 몰입하기보다는 오른쪽에 선 훤칠하고 가요 목소리를
내는 훈남을 즐겁게 감상하는 것 같았다.^^ 뭐랄까, 넷이 연주했지만 이 훈남이 팀의 역량의
거진 절반을 차지하는 것처럼 보이고 들렸다. 뭐든 일단 잘 생기고 볼 일이었다.^^
젊은 기수들이 중창으로 장식했는데, 두 팀 다 아카펠라로 연주했다. 재학생부터 졸업한 지
40년 가까운 선배들까지 혼연일체가 되어 소리를 만들어내는 합창 분위기에 숨을 죽이며
관람하던 청중들도 잠시 긴장을 풀고 숨을 돌릴 수 있는 좋은 순서였다.
첫 팀은 4인조였는데, 기타가 있긴 했지만 반주라기보다는 거의 "뜯기" 수준이어서^^
아카펠라의 한 파트로 묻혀 들릴 정도였다. 김광석의 <사랑이라는 이유로>를 불렀는데,
익숙한 멜로디여서인지 청중들은 노래에 몰입하기보다는 오른쪽에 선 훤칠하고 가요 목소리를
내는 훈남을 즐겁게 감상하는 것 같았다.^^ 뭐랄까, 넷이 연주했지만 이 훈남이 팀의 역량의
거진 절반을 차지하는 것처럼 보이고 들렸다. 뭐든 일단 잘 생기고 볼 일이었다.^^
두 번째 팀은 5인조였는데, <Acapella De Yuko>를 불렀다. 아카펠라의 진수까지는
아니어도, 파트마다 고른 실력과 안정된 호흡으로 비교적 완성된 연주를 들려주었다.
소리를 들을 순 없지만 짐작컨대 다섯 중 누가 핵심 파트를 연주하는 것처럼 보이는가?
아카펠라를 살리고 돋보이게 만드는 파트를 생각하면 감이 잡히는데, 가운데 있는
베이스 파트다.
이 친구는 보기와는 달리 그냥 베이스가 아니라 통 베이스였는데, 낮은 음을 안정되게
내면서도 볼륨까지 있어서 마치 베이스 기타음과 드럼의 큰 북 소리를 내는 것 같았다. 묘사가
될지 모르겠지만, 시종 둠-둠-둠, 뚬바-뚬바-뚬바 하는 소리로 중심을 잡으면서 팀의
역량을 끌어올렸다.
모든 게 마찬가지지만 중심이 잡히면 그 다음은 편하게 갈 수 있다. 연주 내내 힘은
들었겠지만, 부르는 이들이나 듣는 이들 모두를 즐겁게 하면서 환호와 갈채를 이끌어 냈다.
공기 반 소리 반에, 고음까지 제대로 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시 아카펠라는 균형 잡힌
호흡이 중요하고, 이런 하모니를 이루는 균형은 중심에서 나온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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