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라비안 나이트
Posted 2014. 2. 7.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OMF의 손창남 선교사가 세 번째 책을 냈다. 한 달에 5천원씩 자동이체를 하면 OMF가 두어 달마다 새로 내는 책을 보내 주는 패밀리 멤버가 된 지 대여섯 해가 지났는데, 올해 들어 처음 받은 책이다. 그 동안 이 북 클럽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존재조차 몰랐을 책들을 수십 권 받아왔는데, 허드슨 테일러 이후 15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OMF의 역사와 연륜이 담긴 책들이 속속 번역되면서 지난 세기의 선교 현장들을 이야기로 복원시키고 있다.
책 제목이 특이한데, 첫 자만 빼면 누구나 알만한 이야기 책의 형식을 빌린 재미 있는 책이다.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서 일했던 이야기를 담은 데뷔작 <족자비안 나이트> 때문에 후속작의 제목도 이렇게 붙였는데, 사양 사람들이 서울 사람들을 부르는 쏠라이트(Seoulite)에서 따온 제목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인도네시아에서의 사역을 마치고 서울에 돌아와 OMF 한국 대표로 일하면서 겪은 이야기들의 모음인 셈이다.
선교지에서 돌아와 대표로 행정과 동원 사역을 해온 그는 원래 탁월한 말쟁이로 알려져 있지만, 세 권의 책에서 글쟁이의 면모도 유감 없이 보여준다. 그 동안 선교 필드(Field)의 이야기는 비교적 많이 소개됐지만, 홈(Home)에서 행정가로 겪은 이야기는 별로 들을 기회가 없었는데, 그 틈을 진솔하게 메꿔주는 책이다. 2선으로 여겨지는 본부 사역자들의 이런저런 고충과 갈등, 시행착오를 담담히 들려주는 책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손 선교사를 알거나 그의 메시지를 들었던 이들이라면 그가 글로 들려주는 이야기에 쉽게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며. 그를 모르는 이들이라도 탁월한 유머 감각을 지닌 이 이야기꾼의 진면모를 파악하고 흥미를 느끼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내 경우엔 그와 함께 2006년 5월에 겪었던 족자에서의 지진 이야기를 비롯해 국제선교단체의 내밀한 이야기들을 담담히 들려주는 게 무척 흥미로웠다.
'I'm journaling > 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본 교환 (2) | 2014.03.02 |
---|---|
최 셰프가 차린 통섭의 식탁 (2) | 2014.02.20 |
Super Ultra Mini Book (2) | 2014.01.09 |
QTzine이 뽑은 2013 올해의 책 (2) | 2013.12.17 |
2013 와우북 페스티벌 (9) | 2013.1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