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봉 스노우 롤러코스터
Posted 2014. 2. 1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다른 산들에선 잘 볼 수 없었던 롤러코스터들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띄었다. 산에 갑자기 놀이
공원에나 있는 롤러코스터라니 뭔말인가 하겠지만, 굽고 휘어지고 생긴 게 꼭 롤러코스터
같은 나무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간이 크지 않은 나는 놀이공원에 가도 롤러코스터는 근처에도 가지 않는데^^, 나머지
우리 식구들은 다들 좋아하고 즐기는 편이다. 특히 둘째는 어렸을 때부터 코스를 만드는
CD 게임 롤러코스터 타이쿤(Tycoon) 마니아인데다가 다 큰 지금도 종종 그 게임을 하는데,
나는 봐도 하나도 모르겠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재밌어 한다.
그냥 있어도 꼬불꼬불하고 복잡한 게 그리 보이지만, 눈이 두텁게 덮이면서 그 윤곽을
더 또렷하게 드러내는 바람에 영락없는 스노우 롤러코스터들로 변모하고 말았다. 처음부터
너무 현란하면 겁부터 잔뜩 집어먹게 되고, 눈이 팽팽 돌면서 멀미나니까 출발은 조금
평이하고 무난해 보이는 초급 코스부터 시작하자.
만들어 보자. 거의 수직에 가까운 높이는 바라보는 것만으로 현기증이 나고, 웬만한 사람들은
짐짓 기가 꺾이도록 끼익끼익 기어 올라가다가 갑자기 수직강하해 스릴과 어드벤처의
세계를 신나게 선사한다.
고급 코스는 어지럽게 얽히고섵킨 게 저러다가 몇 번은 부딪히지나 않을까 할 정도로
복잡하기만 한데, 유저들은 용케도 요리조리 잘 빠져나가면서 자유로운 비행과 낙하를
즐기고 있다. 하긴 아무리 백운봉 롤러코스터 코스가 복잡미묘하다고 하더라도 바람과 햇볕과
공기 같은 유저들이라면 이쯤이야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운 놀이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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