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여행(10) - 해안누리길 아침산책
Posted 2014. 4. 26.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하루이틀 여행이번 통영 1박여행에선 제법 많이 걸었다. 이틀간 왕복 850km를 11시간 동안 달렸으니 운전도 많이 했지만, 동피랑, 이순신공원과 중앙시장, 서호시장 등 도시 골목을 걷고, 청마, 이상, 경리 기념관 등을 천천히 살펴보고, 장사도 해상공원을 두 시간 가까이 둘러본 것과 함께 숙소였던 마리나 콘도 해변길을 한 시간 조금 넘게 산책하는 시간을 가졌다.
해안누리길의 일부인 이 길은 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있는데다 바다 위의 섬들과 배가 눈앞을 스쳐 지나가면서 풍경을 시시로 바꾸어주니 산책이 즐겁지 않을 수 없다. 바다 위에 점점이 보이는 하얀 것들을 당겨보니 양식장이었는데, 조금 더 나가면 가두리 양식장도 볼 수 있다고 한다. 당겨진 화면에서 섬은 갑자기 산 모양을 하고 있다.
누군가 불가사리 몇 개를 해변 방파제 위에 올려놓았다. 이 동네선 흔하고 별 거 아니겠지만, 이런 거 가까이서 볼 기회 거의 없던 서울 촌놈에겐 이 정도만으로도 잠시 걸음을 멈추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 일대 바닷가에서 자라는 식물 20여 종을 사진과 함께 안내하고 있는데, 어제 본 이순신 공원 앞 바닷가 돌틈에서 자라고 있는 풀이 있나 찾아보니 갯메꽃이라는 걸 알게 됐다.
해변 가까이 펜션들이 몇 채 몰려 있었다. 산책길에선 해변인데, 자동차로는 언덕을 넘어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구불구불 찾아왔을 것이다. 블루 마린, 화이트 비치 등 펜션 이름들이 웬지 있어 보인다. 몰려 있기도 하고 가까이서 실물을 보니 그만그만해 보였는데, 인터넷으로 봤다면 제법 근사해 보였을 것 같다.
나즈막한 방파제가 보여 걸어보니 배를 묶어둘 수 있는 기역 자 기둥이 몇 개 설치돼 있다. 이걸 부르는 이름이 있을 것 같아 이리저리 찾아보니 계선(繫
커다란 바지선 위에선 사람들이 바쁘게 손을 놀리고 있었는데 가까이 가 보니 멍게 배가 지나갔는지 긴 장화에 작업복을 입은 사람들이 멍게 선별 작업이 한창이었다. 바닥에도 잔뜩 깔린 게 구경거리가 될듯 싶어 안으로 들어가 좀 더 가까이서 구경하고 싶었지만, 내겐 산책길의 한가한 구경이지만, 이들에겐 신새벽부터 쉴 새 없는 노동이겠다 싶어 더 들어가진 않았다.
일행이 좀 더 있었다면, 만 원 어치 정도 달래서 콘도로 돌아와 싱싱한 멍게를 원없이 먹어치웠겠지만, 달랑 둘이 갔으니 그럴 수도 없다. 좀 더 가니 산길로 바로 이어지는 등산로 입구와 안내 지도가 보였다. 바다를 내려다 보면서 하는 등산은 어떤 재미가 있을까 상상하다가 저기 보이는 섬들을 지나 장사도 가는 유람선 탈 준비를 하러 콘도로 돌아왔다. 어제 저녁 먹다 남은 충무김밥 무를 반찬삼아 오랫만에 아침부터 라면으로 해장했다. So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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