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발
Posted 2015. 3. 1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지난주 토요일 저녁에 아내가 참여한 대학동문합창단의 연례연주회가 있었다.
명륜동에 있는 이 학교 합창단은 내년으로 창단 50주년을 맞는데, 70년대 학번으로
고참에 속하는 아내는 알토 파트 멤버가 적다는 핑계와 나이보다 젊게 보인다는 동안을
무기삼아^^ 수년째 공연과 연습을 즐겨왔다. 지난 몇 년 간은 그 안에서 예닐곱의
산행 모임도 만들어져 관악산, 청계산 등도 부지런히 다니는 것 같다.
연주복을 입고 조명을 받으며 멋진 무대에 서는 건 한 시간 반이 채 안 걸리지만,
연습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봄부터 두 주에 한 번 꼴로 시작된 연습은 올해엔 특히
이런저런 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았는지 공연 일정을 한두 달 늦춰야 했고,
막바지엔 매주, 그리고 마지막주엔 거의 매일 나가다시피 하면서 화음을 만들고
호흡을 맞춰야 했다고 한다.
그래도 무대는 훌륭했다. 세대를 달리하며 대학을 졸업하고 일이삼십여 년 된 이들이
만들어 내는 화음은 관객의 박수와 환호를 받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이날 따라 아이들이
수련회며 결혼식으로 함께하지 못했고, 지인들도 부르지 않고, 아내의 친구들도 형편이
여의치 않아 혼자 객석에 앉아 있었지만, 스테이지마다 힘찬 박수를 보내주었다.
아내와 동기인 남학생이 동기들 가운데 유일하게 여전히 무대에 서는 친구를
응원하려고 풍성한 장미꽃다발을 들고 왔다. 뭐 자신들의 대학 입학 37주년을 기념하는
서른 일곱 송이라나.^^ 꽃다발을 가져오지 말랬지만 그냥 가기 뭐해 작은 꽃다발을
가져 갔는데, 음~ 은근 비교되지만 그놈의 못 말릴 인기에 그냥 봐 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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