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 와사비 705
Posted 2015. 9. 1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지난 주말 동생네가 가락시장에서 회를 떠 오면서 움트리에서 나온 생 와사비 한 통을 함께 사 왔다. 보통은 마트에서 작은 튜브에 들어 있는 걸 먹는데, 업소용인지 750g이나 되는 크기에 생 와사비라 써 있고, 705라는 숫자가 무슨 의미인지 궁금해서 와사비 공부를 살짝 해 봤다.
우선 생 와사비라고 써 있지만, 실제로 생 와사비는 따로 있다고 한다. 일본 만화 <미스터 초밥왕> 주인공 쇼타가 좋은 초밥을 만들기 위해 물 좋은 숲에서 자라는 최고급의 고추냉이를 구하러 다닌 데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생 와사비는 고추냉이 뿌리를 강판에 갈아 낸 건데, 이런 건 고급 일식집에서나 맛볼 수 있다고 한다.
이 제품은 고추냉이 외에 서양의 겨자무인 홀스레디쉬(horseradish)를 함께 섞은 제품이다. 고추냉이 함유량에 따라 303, 505, 705, 999 등 숫자가 붙는다고 하는데, 숫자가 곧 함유량을 뜻하는 건 아니라고 한다. 705는 중국산이긴 해도 생와사비 함유량이 64.5%에 서양 와사비 6%가 혼합된 제품으로 우리입엔 맛이 괜찮았다.
알싸한 맛으로 먹는 와사비는 흔히들 하듯이 간장에 풀기보다는 회 한 점에 와사비 한 점을 얹어 간장에 찍어 먹는 게 제대로 맛을 즐기는 방법이라고 한다. 어디선가 듣기로는 돼지고기 항정살 등 고기 먹을 때도 와사비 한 점을 얹어 먹는다던데, 이 많은 와사비를 회로만 먹기엔 하세월일 테니, 한 번 시도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