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원 할매순대국
Posted 2015. 9. 2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사무실 앞에 새로 순대국집이 생겼다. 웃음 소리가 요란한 유명 탈렌트 이름과 얼굴을 내세운 할매순대국인데, 5천원을 받는다고 크게 써 붙였길래 지난주에 직원들과 함께 가 봤다. 순대국은 보통 7천원 받고, 시장 순대국집에나 가야 6천원 짜리가 있는데, 5천원이라니 일단 반가웠다. 서울 시내 곳곳과 우리 동네에도 할매순대국이 생겼는데, 원조, 큰손, 큰맘 등이 앞에 붙는 걸로 봐서 흔하고 좋은 이름을 두고 프렌차이즈 경쟁이 심한 모양이다.
분식집 크기로 2층도 있고 바깥쪽 테라스까지 점심 땐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북적거렸다. 싸면 좋긴 하지만 아무리 싸도 맛이 없으면 파이인데, 국물이 맑고, 순대국 특유의 냄새가 별로 안 나고 맛도 무난했다. 국물맛은 뼈를 오래 끓인듯 살짝 단맛이 났는데, 오리지널 장터 순대국맛에 익숙한 이들에겐 다소 싱겁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5천원 짜리라고 국물만 있는 건 아니고, 고기도 제법 많았다. 순대도 당면만 들어 있지 않고, 피순대 느낌을 살짝 냈다.
찬은 김치와 함께 일반적으로 고추를 주는데, 이 집은 특이하게도 양파를 썰어 주는 게 꼭 중국집 같다. 김치와 양파는 셀프로 리필해 먹을 수 있다. 특순대국은 6천원, 헛개+대추+인삼을 넣는다는 영양순대국은 7천원을 받는데, 기본인 5천원 짜리도 무난했다. 순대국을 즐기지 않는 이들을 위해 뼈해장국(감자탕)도 있는데, 6천원을 받아 대체로 싼 편이다. 종종 가게 될 듯 싶은데, 24시간을 한다고 하니 밥집으로만 아니라 술꾼들이 좋아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