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가을길을 걸으며
Posted 2015. 10. 3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남한산성 올라가는 길에 가을이 한창이다. 걸음 걸음 내딛는 땅바닥엔 갈색 낙엽들이 두텁게 깔려 밟을 때마다 바스락거리고, 아직 완연한 단풍은 아니어도 나뭇잎들도 노랗고 붉은 색으로 점점 짙게 물들어 가면서 멋진 가을 풍경을 이루고 있다. 그러고보니 이 즈음의 초록은 푸르기만 하던 여름의 초록이 아니라, 단풍을 받쳐주는 건강한 배경색이다. 나무만 울창하게 보이던 여름철에 비해 비로소 나무와 땅이 균형을 이루는 계절이 된 것이다.
눈부실 정도는 아니어도 이런 가을 풍경에 무뚝뚝하게 발걸음만 옮긴다면 가을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이다. 속도를 줄이고 공감지수는 높이는 게 이런 길을 걷는, 아니 향유하는 길손들의 마땅한 매너일 것이다. 새벽에 꾸물거린 주말 날씨는 쾌청하진 않았지만 서서히 개이면서 해를 비취기 시작했다. 봄날 벚꽃 떨어진 길만큼이나 밟지 않고 지켜보고만 싶은 낙엽길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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