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y Day
Posted 2015. 10. 2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산에 오르기 전엔 멀쩡하던 날씨가 중턱이나 정상 부근에서 흐려지면서 난데 없이
비를 맞는 경우가 가끔 있다. 갑작스러운 비를 만나면 우산이 있는 것도 아니고, 피할 데도
마땅치 않아 곤혹스러워진다. 급히 배낭에 레인 커버를 씌우고, 발걸음을 재촉해 조금이라도
덜 맞을 데는 없는지 둘러보지만, 여의치 않으면 내리는 비를 쫄딱 맞을 수밖에 없는데,
남한산성엔 다행히 군데군데 암문(暗門)이 있어 비를 피할 수 있다.
3년 전 미국 Zion Canyon Angels Landing에서 돌풍 만난 이야기 (8/16/12)
두 주 전 토요일 오전에 아내와 벌봉에 오르려고 산성에 올랐는데 어디 앉아서 점심을
먹을까 살피던 참에 천둥이 치더니 후두두둑 빗방울을 뿌려대기 시작했다. 빗줄기가 가늘면
맞아줄까 했지만, 제법 굵은 비라 일단 비가 들이치지 않는 델 찾다가 근처에 있는 암문
생각이 났다. 벌봉에서 한봉 가려면 지나야 하는 문인데, 후다다닥 그리로 몸을 피했다.
2m 정도 높이에 가로 세로 2m는 넘고 3m는 채 안 돼 둘이 비를 피하기엔 딱 안성맞춤
이었다. 가을비라서 그리 오래 내릴 것 같진 않아 2, 30분 버티면 될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아늑했다. 보온병에 담아 온 따뜻한 물로 아내는 간만에 컵라면을 만들며 득의의 표정을
지었고^^, 집에 가서 라면 끓여 먹을 생각인 난 에너지바 하나로 간단한 요기를 하고,
페퍼민트 티백 하나로 두 잔을 만들어 마시니 온기가 전달됐다.
비가 그치길 기다리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아직 본격적인 단풍은 멀었어도 비 내리는
산성 돌담 주변의 고즈넉한 가을 분위기가 은은하고 그윽했다. 안 하던 셀카 놀이도 하고^^,
가족 카톡창에 둘의 즐거운 표정을 담아 보내기도 했다. 내리는 비를 덜 맞으려 뒤집어 쓴
모자와 주변 분위기 덕에 특유의 표정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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