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여행10 - 당신이 나보다 행복하길
Posted 2015. 11. 17.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하루이틀 여행
이번 군산여행에선 생각지도 않던 아름다운 가게 이름과 단아한 간판들을 보는 즐거움이 컸는데, 그 모든 걸 한데 묶어 종합선물처럼 선사하는 카페가 있었다. 월명동 일본식 가옥을 체험하게 하는 게스트하우스 고우당 근처를 걷다 보면 건물 외관부터 동화에 나오는 집 모양에, 눈에 들어오는 각종 컬러와 아기자기, 오밀조밀하게 늘어 놓은 예쁜 소품들이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하나하나 구경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집이었다.
당.나.행. 얼핏 봤을 땐 당나귀로 읽고, 카페 이름을 특이하게 지었네 하면서 당나귀 조형물을 찾았는데, 다시 보니 당나행이었다. 이 이름도 튀는 건 마찬가지인데^^, 줄여 부르기 전 원래 이름도 그럴싸 했다. 이름도 이름이지만, 거리를 걷던 보행자들이 도저히 무심코 지나지 못하게 할 만큼 여기저기에 이것저것들을 세심하게 칠해 놓거나 달아 놓거나 늘어놓거나 써 놓아서 탄성이 절로 나오고, 셔터를 계속 눌러대게 만들었다.
이런 멋진 카페를 바깥 구경만 하고 그냥 돌아선다면 예의가 아니다. 빨간 색으로 칠한 입구도 가지각색 장식과 소품, 그리고 그림 등으로 거의 빈곳 하나 없이 해 놓아 이 문지방을 건너는 이들을 설레게 만들었다. 당연히 안쪽 인테리어와 찻잔 등도 예쁠 것 같은데, 문을 열긴 했지만 청소중이어서 더 들어가진 않았다. 점심과 저녁 사이에 왔더라면 앉아서 차 한 잔 하면서 안을 둘러봤을 텐데, 동선 연구를 하지 않고 무작정 걷다 만났으니..
나중에 검색해 보니, 역시 예쁜 카페로 소문난 곳이라 사진 찍으러들 많이 오는 곳이었고, 찻잔도 예쁜 게 많다고 한다. 카페 앞에서 프리 마켓도 열린 적이 있다고 하는데, 카페 분위기와 썩 잘 어울렸겠다 싶었다. 요즘 온라인을 중심으로 워낙 줄임말을 많이 써서 모르는 말 투성이고 자칫 소외감을 느끼게 되는데, 당나행은 카페 이름을 떠나 기억해 둘만한, 가끔 사용해 볼만한 정겨운 인사말로도 손색 없겠다 싶다. 당.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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