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 바위
Posted 2016. 3. 1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산곡 방면 검단산 등산로 초입에 있는 사람 키만한 바위에 이끼가 잔뜩 끼어 있다.
푹신해 보일 정도로 두껍게 낀 건 아니지만, 표면을 거의 덮어 보는 각도에 따라 바위 색이
달라 보인다. 이끼는 바위의 색만 바꾸지 않고, 갈라진 틈까지 선명하게 보이게 만들었다.
마치 비문(
주변에 작은 바위들이 나뒹굴고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엔 비슷한 크기의 바위가 다른
모양으로 서 있는데, 거기도 이끼가 끼긴 했어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바위에 낀 이끼는
단순히 녹색이나 초록이라 부르기엔 부족할 정도로 그라데이션을 이루면서 색감이 달랐다.
같은 녹색조라도 푸르름이 한창 때의 나뭇잎과 숲이 보여 주는 녹색 톤과는 차별되는
뭔가가 느껴졌다.
이끼 낀 바위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비교적 깊은 산중이나 습기가 있는 곳에서
보이곤 했는데, 이렇게 사람들의 왕래가 잦고 탁 트인 건조한 길가에서 거의 전신을 이끼로
뒤집어쓰다시피한 건 간만에 봤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비가 올 거란 예보에도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하는 등산이라 일단 갔는데, 결국 비가 내려 우산 하나를 같이 쓰고 내려와야
했다. 날이 흐려서 그랬는지 이끼 낀 바위의 녹색이 더 짙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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