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산 소나무 숲 진달래
Posted 2016. 4. 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객산은 중부고속도로 초입인 하남 마루공원 주차장에서 빠른 걸음으론 30분, 조금 천천히 가도 한 시간 안짝에 충분히 갈 수 있는 나즈막한 봉우리이다. 출발 지점의 급경사 계단과 두어 차례 약간의 오르막이 있긴 해도 주변의 검단산, 예봉산이나 남한산성 같은 등산로에 비하면 거저 먹는 수준이다.
중간에 샘재와 선법사에서 오는 하남 위례둘레길과 만나며, 301m 밖에 안 되지만, 탁 트인 정상에선 하남 시내와 한강이 훤히 내려다 보인다. 한 시간 정도 완만한 산길을 산책하듯 더 걸어가면 남한산성 벌봉에 도달할 수 있어 등산보다 조금 긴 산책을 하고 싶을 때 가끔 다니는 길이다.
중간에 수백 그루의 소나무 숲이 있어 경치가 좋은데, 이맘 때면 진달래가 많이 피어 둘이 빚어내는 풍경이 제법 볼만 하다. 4월 초 첫 주말의 낮 기온이 20도가 넘어 예년에 비해 따뜻해서인지 진달래가 활짝 피어나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반겨주었다. 소나무숲 양쪽에서 활짝 핀 분홍색 진달래는 마치 마라토너들을 응원하기 위해 연도에 늘어선 사람들처럼 밝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어 주는 것 같았다.
강화 고려산이나 이름난 진달래 명소들처럼 산 전체가 진달래로 덮인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올봄에 본 진달래 가운데는 가장 화사하게 피어올라 마음을 들뜨게 만들었다. 음~ 좋군, 하면서 무심히 걷는데, 이 길을 처음 와 봤는지 중년여성 등산객 둘이 어머!, 를 연발하면서 진달래 앞에서 핸드폰으로 연신 서로를 찍어주다가 둘의 사진을 찍어달라며 핸드폰을 건넨다. 진달래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해선지 한껏 들뜬 표정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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