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풍경소리
Posted 2016. 4. 1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토요일 오후 광화문 광장 가는 지하철을 갈아 타려고 기다리면서 노선도를 보다가 그 옆에
보이는 금언에 눈이 갔다. 우리말과 영어로 몇 줄과 일러스트를 곁들여 놓았는데, 숫타니파타
(Sutta Nipata)란 불경에 나오는 구절로, 멋진 팔찌 두 개를 한 팔에 끼면 부딪혀 소리가 나는
것처럼, 사람 간에도 말싸움과 다툼이 일어나게 된다는 말이었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우리가 보통 알아왔던 것과는 조금 다른 차원에서 말하는 것처럼
들려 한참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보통은 성경 전도서를 비롯해 독불장군 식으로 혼자 하기보다는
두세 사람의 협업(cooperation)에서 오는 하모니와 시너지를 강조하는데, 이와는 반대로 괜히
둘 또는 여럿이 함께 뭘 하려 하지 말라는 것처럼 들려 색다르게 보였다.
물론 말하려는 포인트와 경우가 달라 이런 경우엔 이런 가르침을 경청하면 되고, 저런 경우엔
또 다른 가르침에 주의하면 될 것이다. 그래도 대인관계나 처세술에 관해서라면 불경이나 다른
경전 또는 성현들의 가르침도 오랜 기간에 걸쳐 나름대로 경험칙으로 입증된 실제적이고 묵직한
의미를 담고 있을 테니 경청해서 나쁠 건 없을 것이다.
지하철 플랫폼엔 기독교 관련 기관에서 내건 스토리 형 문구와 불교 기관에서 내건 짧은
문구들이 비슷한 비율로 눈에 띈다. 그 가운데 풍경소리에서 내건 것들은 내용도 괜찮지만,
로고가 품위 있고 격조 있어 보여 지하철을 기다리는 동안 눈이 갈 때가 많다. 아, 노파심 상아
여기서 풍경(風磬)은 경치를 말하는 게 아니라. 사찰이나 고궁, 한옥 지붕 끝에 달아 바람이
불면 흔들리면서 은은한 소리가 나는 작은 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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