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이 안 맞잖아
Posted 2010. 8. 20. 09:59, Filed under: I'm wandering/아서라, 말아라
옹색한 규모로 운영됐는데, 마치 현대식 터미널에서 고속버스 휴게실용 딴따라 음반을 파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규장의 홍보물 가운데 엽서가 있길래 하나 가져왔다.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었는지 흑백으로 나름 거장들의 기념사진 냄새를 풍긴다.
왼쪽부터 마틴 로이드 존스, A. W. 토저, 찰스 스펄전, E. M. 바운즈, R. A. 토레이이고,
가운데 외국인은 앤드류 머레이, 죠지 뮬러, 캠벨 몰간이다. 고색창연하지만 현대 기독교의
한 페이지씩을 장식할 만한 인물군이다.
그런데 문제는 한국인들이다. 규장에서 책을 낸 사람들인 모양인데, 한 눈에 봐도 서로
안 어울리는 조합이다. 나름 많이 팔린 저자들이라 출판사측에선 예우 차원에서 선정한 것
같은데, 도무지 쨉이 안 돼 보인다.
게다가 자기네 사주도 한 구석에 삽입해 놓았다. 출판사가 배출한 베스트 셀러, 스테디 셀러
저자들을 예우하고 특색있게 홍보하려는 기획 의도를 모르는 건 아니지만, 구색이 잘 맞지
않는 불편한 조합이다.
엽서 뒷면엔 사진에 나온 이들의 책을 한 권씩 선정해 표지와 함께 소개하고, 앞면의
합성사진 설명을 하고 있었다. <하나님의 사람들>에 어떤 제한을 두는 건 아니지만,
기왕이면 누가 봐도 고개가 끄떡여지도록 급을 맞추고, 내부 논리를 뛰어넘어
엄선했으면 더 보기 좋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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