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모임
Posted 2016. 7. 12. 00:00, Filed under: I'm churching/더불어 함께
한달 전쯤 전화를 받았다. 대학부 시절 은사셨던 송인규 교수님의 목소리였다. 평소의 교수님답지 않게 약간 멋쩍어하시며 뜸을 들이고 표현을 고르기도 하셨는데, 10여 분 정도 주고받은 용건인즉슨 모임을 하나 했으면 한다면서 초청하시는 전화였다. 나 말고도 몇 분이 더 올 거라면서 일정을 조절한 끝에 지난 주 토요일 12시부터 6시까지 과천에서 약속이 잡혔다.
모임엔 교수님 내외분과 나 그리고 대학부 선배이며 IVF 이사로 활동해 온 김용주 형과 이름은 들어 알고 있었지만 초면인 장수영 교수(포항공대 산업공학과)가 함께했다. 다들 교수님과는 30년 이상 알아 온 사이지만, 용주 형과는 대학부 시절 이후 교류가 없었고, 둘 다 장교수님과는 초면인지라 이 그룹의 케미가 어떨지 서로 약간의 궁금증과 호기심을 안고 왔는데, 역시 연식이랄까 연륜들이 있어선지^^ 대화를 나누면서 금세 친해지기 시작했다.
모임이 어떤 내용으로 전개될지 다들 궁금했는데, 역시 우리의 송 교수님은 당신의 기조발언^^을 양면 강의안을 나눠 주는 것과 함께 시작하셔서 우리를 웃게 만드셨다. 왜 이런 모임을 하게 되었는지 요나단과 다윗(우리는 보통 다윗과 요나단이라 부르지만 성경엔 거꾸로 나와 있다는 걸 강조하셨다)의 관계를 중심으로 논하셨고, 그 다음엔 각 사람과의 오랜 인연을 기억을 더듬어가며 들려주셨다.
마침 용주 형은 환갑 날이었고, 장 교수님은 네팔에서의 강의를 마치고 새벽 5시 비행기로 귀국했던 터라 이래저래 뜻깊은 모임이 됐다. 한 사람씩 돌아가며 서로의 라이프 스토리를 나누었는데, 공통적으로 인생 후반기에 이런 벗 됨과 우정을 나누는 모임의 필요를 갈망하고 있었던 것 같다. 헤어지면서는 최근에 쓰신 책과 선물에 카드까지 주셔서 우리를 감동시키셨다. 가을에 포항에서 재회하기로 했는데, 예기치 않았던 이 모임이 어떻게 전개될지, 어떤 우정을 나누는 장이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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