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규 교수님 정년퇴직 축하모임
Posted 2014. 8. 14. 00:00, Filed under: I'm churching/더불어 함께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영향을 주신 분들이 여럿 있는데, 그 중 은사로 첫 손가락에 꼽을 분이 송인규 교수님이다(우열을 가리기 어렵지만 그 다음은 돌아가신 윤종하 장로님이다). 나와는 열 살 차이신데, 지난 5월에 그 동안 재직하셨던 수원의 합동신학대학원에서 정년 퇴임을 하셨다. 70년대 후반, 그러니까 우리가 20대 초반이었을 때 송 전도사님은 모교회였던 광화문 내수동교회 대학부를 지도하시면서 나를 비롯해 많은 친구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가끔 이런저런 자리에서 뵙긴 했지만, 자주 찾아뵙거나 챙기지 못하다가 신문에서 교수 정년퇴임을 하셨다는 소식을 읽고, 한 번 찾아뵈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지난 주일 오정호 선배가 목회하는 대전 새로남교회에 교수님의 강연이 잡혀, 이 기회에 몇몇이 모여 축하도 드리고 오랜만에 얼굴도 보자는 번개 모임이 카톡으로 이루어졌다. 장소 및 식사 제공은 호스트 격인 정호 형이, 연락은 임시 총무를 맡은 박성규 아우가 맡았다.
주일 저녁 5시 반부터 9시 반까지 지방에서 모이는 모임인지라 마음은 있어도 참석하지 못한 동문들이 여럿 있었지만, 그래도 열 명 넘게 모여 회포도 풀고, 송 교수님 내외분과 환담을 나눌 수 있었다. 뒷줄에 선 얼라들(그래봤자 대개 한두 살 아래지만)은 빼고^^, 앞줄 왼쪽부터 이현순/이상진 부부(둘 다 나와 동기), 송 교수님 내외분, 정호 형 부부(1년 선배)다. 아내도 가고 싶어 했지만, 어머님만 두고 가기가 그래서 아쉽지만 함께하지 못했다.
7시 반부터 열린 저녁예배엔 예상보다 많은 교우들이 참석했는데, 전체 2천5백석 중에 3층은 거의 찼고, 4층도 꽤 차서 거의 천5백 명은 넘게 온 것 같았다. 요즘도 이렇게 주일 저녁예배를 채우는 교회가 있다는 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강의 식으로 진행된 메시지 전에 특별 순서로 대학부 때 반주를 맡고 최근 슈베르트 음반을 낸 이현순 자매의 피아노 연주가 있었는데, 특유의 스케일 큰 연주 스타일대로 피아노를 신나게 두들겨 댔다.
한 시간 조금 넘게 신앙생활에서 지성의 중요성을 강조한 메시지가 이어졌다. 사실 이날 함께한 동문들에게 송 교수님은 매주일 대학부 집회 마지막 순서로 행해졌던 한 시간 짜리 강의로 기억된다. 35년도 넘었는데, 그 때 이미 신앙과 지성, 과학과 신앙, 이성교제와 데이트 등 그야말로 한 자도 놓치기 아까운 주옥 같은 강의로 우리의 안목을 넓혀주고, 우리가 믿는 기독교 신앙이 얼마나 합리적이며 설득력 있는지 설명하고 논증해 주었다.
예배 전 식사 모임에선 서로 추억어린 환담을 나눴고, 예배 후엔 다시 모여 조촐하게 퇴임기념 선물을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전에 강의하러 오셨다가 오래 전 제자들의 써프라이즈 축하에 송 교수님은 반가움과 고마움을 특유의 쑥스러워 하시는 표정과 재기 넘치는 유머로 받아 다시 한 번 우리를 웃기셨다.
퇴임 후 계획을 묻는 제자들에게 재직하시던 신대원에서 교수님을 위해 신설한 도서관 Research Director로 이틀 일하고, 오래 전 간사와 총무를 지냈던 친정 IVF에서 잡지 발간 등으로 사흘을 일하게 되셨다는 반가운 소식올 전해 주셨다. 정말 잘 됐다. 올가을엔 내수동교회가 설립 60주년을 맞는다는데, 그 때 다시 뵐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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