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피는 고추꽃
Posted 2016. 8. 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사무실 앞 모락산 가는 길에 작은 텃밭이 요즘 한창이다. 상추는 기본이고, 호박, 고추, 가지,
방울 토마토 등이 주렁주렁 열려 있다. 안쪽에 있는 고랑에 들어가 보니 고춧잎들 사이로 잎과
같은 색깔이라 처음엔 잘 못 찾겠던 고추가 하나 둘씩 달려 있는 게 보였다. 실하게도 열렸네, 하고
돌아서려는데 고춧잎들 사이로 작은 고추꽃들이 수줍은듯 숨어 피어 있는 게 보였다.
하얀색 고추꽃들은 하나 같이 고개를 밑으로 하고 피어 있었다. 고추가 아래로 달리는 것처럼
꽃도 아래쪽으로 거꾸로 피어 있는 게 마냥 신기했다. 꽃들은 죄다 하늘을 향해 위로 피어나거나
옆으로 피는 줄로만 알았는데, 이렇게 아랫쪽으로 뒤집어 피는 것도 있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그러고보니 고추꽃이 흰색이란 것부터 이 나이가 되도록 처음 아는 것 투성이다.
고추나 방울 토마토 열매야 무게 때문에 아랫쪽을 향한다 해도 그리 무거울 것 없는 고추꽃이
땅을 향해 피어난다는 게 서울 촌놈 눈엔 신기하기 이를 데 없어, 요즘은 산에 갈 때마다 초입에
있는 이 텃밭에 일부러 들어가 구경하곤 한다. 지나다니는 이들이나 혹여 주인 눈에는 애써 농사한
것들을 서리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염려마시라. 이런 그림을 선사하는 분들께 그저
경의를 표하고 가까이서 바라보다가 사진만 찍고 나올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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