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 안내판 한글과 영어의 차이
Posted 2016. 8. 1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모락산 정상 조금 못 미쳐 나오는 평지에 산성 안내판이 서 있다. 동판은 아니어도 철판을
사용했고, 짙은 브라운 바탕에 흰색 글자로 눈에 잘 들어오게 만들어 세련돼 보인다. 왼쪽엔
한글로, 오는쪽엔 영어로 돼 있는데, 거의 같은 크기의 글자인데도 한 눈에 보기에도 영어 안내판이
훨씬 길어 보인다. 한글은 4문단, 영어는 5문단인데, 그러고보니 높이는 같아도 영어판 너비가
좀 커 보인다. 내용을 떠나 한글과 영어 사이의 문화적 차이가 느껴졌다.
이땅에 있는 유적이니 영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설명이 보태져 길어진 모양이다. 우리에게도
낯선 이전 시대 용어들을 외국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풀어 쓸 필요가 있어 다소 길어진 것 같다.
사실 영어 안내판까지 필요할 정도로 외국인들이 올라오는 산은 아닌데, 그래도 혹시라도 찾는
이들을 위해 이왕 만드는 거 구색을 갖춘 모양이다.
백제 시대 때 축조된 산성이면 역사적 가치가 있는데, 오랜 세월이 지나선지 사실 주변에
그 흔적을 찾아보긴 어렵다. 산성이 있던 자리에 당시 벽돌이 남아 있다든지, 따로 복원해 놓은
것도 아니어서 이 안내판 없이는 그런 자리였다는 걸 짐작하기도 쉽지 않다. 그 옆엔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과 이 산을 빼았기고 뺏기를 거듭했다는 안내판이 있는데, 종종 당시 유해 발굴 작업을
알리는 펼침막도 걸리는 등 가까운 역사라 그런지 오히려 그게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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