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한 부탁
Posted 2016. 9. 2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어느 산이든지 등산로 초입엔 텃밭들이 있게 마련인데, 모락산 사인암 가는 길에도 양쪽에
작은 텃밭이 하나씩 있다. 왼쪽 그러니까 계원대 옆은 조금 넓어 이것저것 심어 놓은 게 많지만,
오른쪽 그러니까 반도아파트 옆은 좁은 데다 나무와 풀로 가려져 있어 한 사람이 겨우 가꾸는
작은 텃밭인데, 며칠 전부터 나뭇가지에 손으로 쓴 안내글 한 장이 비닐에 싸여 달려 있었다.
뭐라고 써 있는지 호기심이 생겨 가까이 가서 읽으려니 늘어진 나뭇가지들 때문에 사진 각이
잘 안 잡혀 몸을 기울여 겨우 한 장 찍었는데, 예상했던대로 오가는 이들에게 당부하는 내용이었다.
밭 주변의 참죽(가죽) 순을 지금 다 따 버리면 나무는 죽습니다. 따지 마세요. 길가에 있어 애써
가꾼 작물을 함부로 따 가거나 망치는 이들을 향한 안타까운 호소였다.
난 뭐가 참죽순인지도 모르겠는데^^, 이 밭 말고 왼쪽 너른 텃밭에 무성하게 자라는 상추며
고추 그리고 가을이면 배추 등이 실해 보이고, 동네분들이 뿌리고 가꾼 것들을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싶은데, 욕심내 슬그머니 서리해 가는 분들이 있는 모양이다. 텃밭 앞 잘 보이는
곳에 팻말을 세운 것도 아니고, 얼핏 봐선 잘 안 보이는 나뭇가지 사이라 이 안타까운 호소가
얼마나 효력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행여라도 이 간절한 부탁이 먹히길 같이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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