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부르는 날
Posted 2016. 10. 1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남부 지방의 가을 태풍과 비 피해 소식이 전해지는 가운데 공기가 선선해지고 시야가 확 트이는
전형적인 시월 주말 날씨는 집에서 뭉기적거리지 말고 어서 산으로 오라고 손짓하고 있었다. 창가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근사했지만, 능선에 오르면 얼마나 멋지겠냐며 마구마구 발걸음을 부추겼다. 스타필드가
들어선 후론 산행에 소홀했는데, 안 되겠다 싶어 점심 먹고 물 한병 채워 길을 나섰다. 땀은 안 났지만,
능선에 오르면서는 등산 자켓을 벗고 반팔 셔츠로 걷기에 딱 좋은 날이었다.
정상을 1km 조금 더 남긴 너덜 구간에 이르러 바위 위에 오르니 팔당 쪽과 함께 미사리와 잠실
방면이 시야에 들어왔다. S자로 난 길은 출퇴근 때 달리는 외곽순환도로다. 오른쪽 미사리 조정 경기장
아래와 아파트단지 오른쪽이 이번에 들어선 스타필드와 옥외 주차장이다. 왼쪽 지평선 위로 이쑤시개처럼
삐죽 솟아나온 건 100층이 넘는 롯데타워다. 롯데와 신세계가 산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바꿔놓았다. .
산위에서 보는 풍경 가운데 갑은 역시 이웃한 산들인데, 한강 건너 팔당변의 예봉산은 지금
오르고 있는 6백 미터대의 하남 검단산과 비슷한 높이로 한동안 자주 다니다가 요즘은 뜸했다.
오른쪽 구름 그림자가 생긴 낙타 쌍봉 닮아 보이는 게 예빈산으로 견우봉과 직녀봉이다. 한동안
주말 새벽 산행으로 여러 번 오르내리곤 했다.
전보다 확실히 걸음이 늦어져 쉬엄쉬엄 타박타박 검단산도 두어 달만에 올랐는데, 코스모스가
한창이었다. 원래 단풍 드는 나무들이 별로 없는 산이기는 해도 설악산과는 달리 여긴 아직 단풍
소식이 없고, 단풍을 보려면 월말 지나서 남한산성에 올라야 한다. 자주 다니던 산들이 왜 요즘은
뜸하냐면서 안부를 물어왔는데, 그 성화에 못 이기는 척 화답하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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