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윈 - 바위와 담쟁이
Posted 2016. 8. 2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바위와 담쟁이가 어울려 윈윈하고 있다. 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라 둘 다 혼자만으로는 그 존재를 별로 주목 받지 못하는데, 한데 어울리면서 서로를 돋보이게 만들었다. 일직선으로 또는 웨이브를 주면서 자신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넝쿨 식물일지도 모르겠다)가 없었더라면, 산에 차고 넘쳐나는 바위는 이렇다 할 존재감 없이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바위의 넓다란 품이 없었더라면 담쟁이 역시 나뭇잎과 풀들 사이에서 숨조차 쉬지 못했을 것이다.
원래 바위의 끈끈한 절친은 이끼였다. 바위로선 태생적 한계로 은근한 고민거리였던 민머리를 감춰주고 습기까지 공급해 시원하게 해 주는 이끼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이끼와 함께 살면서 주위의 나무들과 철마다 찾아오는 바람에게서 회춘했다는 칭찬도 듣던 터였다. 둘의 콜라보가 너무 보기 좋았던지, 어느날 문득 담쟁이가 말을 걸어왔다. 다른 바위들엔 착 달라붙었지만, 이미 이끼가 먼저 자리를 잡고 있던 터라 방해가 안 되게 가볍게 몸을 기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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