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도 바지락 손칼국수
Posted 2010. 9. 29. 10:55,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주일 저녁에 오랜만에 칼국수를 먹었다. 하남 I/C 못 미쳐 하남에서 광주 가는 국도변 오른쪽에 있는 집이다. 길동에도 있고, 여기저기 분점이 있다. 대체로 사람들이 미어터지는 집인데, 주일 저녁 <남자의 자격>을 보고 갔으니 7시가 조금 안 된 식사 때라 넓은 홀에 빈자리가 거의 없는 호황이다. 추분이 낀 추석 연휴가 지나니 요즘은 6시만 지나면 슬슬 어두워지기 시작해 7시면 완전히 깜깜해지는데, 이 집은 밤낮이 따로 없어 보였다.
잘 되는 집은 대체로 메뉴가 단출하다. 이 집도 바지락 칼국수(6천원)와 물만두(5천원) 단 둘이다. 그래도 사람들은 계속 이 집을 찾는다. 큰 애는 교회에서 저녁성경공부가 있어 세 식구만 가서 물만두 하나와 칼국수 둘을 시켰다. 물만두는 양도 적당하고 맛도 괜찮았다.
요즘은 김치가 금치라는데, 잘 익은 겉절이를 하나만 주길래 아예 하나 더 달라고 해 집에선 못 먹는 김치를 입이 얼얼하도록 먹었다. 덜 익은 조마루 겉절이보다 양념이 조금 많고, 푹 익힌 게 내 입엔 딱이었다.
만두를 거의 먹을 때쯤 칼국수 2인분이 나왔다. 큰 대접에 나오는데, 바지락 집이라 그런지 국물이 시원하다. 바지락은 굵을 때도 있지만, 이번에 먹은 건 대체로 잘았다. 내 식대로 일단 바지락을 다 발라 껍질을 덜어놓고 먹기 시작한다. 면발도 아주 쫄깃하진 않아도 보통 이상은 됐다. 역시 야채가 비싸선지 대파도 한 두 개 밖에 안 보이고, 호박 같은 건 아예 안 들어 있어 조금 아쉬웠다. 이러다가 야채 고명 추가 1천원 신메뉴가 나올지 모르겠다.
국수집에서 국수만 건져 먹고 국물은 몇 숟가락 안 뜨는 이들이 있는데, 이런 건 예의상 국물까지 다 먹어주어야 한다. 손님 중에는 밥 한 공기를 시켜 말아 먹는 이들도 있다. 나도 옛날에 그런 적이 있었다.^^
그러고보니 집 가까이에 괜찮은 국수집이 몇 군데 있다. 양평 초입의 국수리 국수집, 산곡 평창송어의 얼큰 칼국수도 싸고 실한 집이다. 신장 시내에도 안동국시를 내는 소담이란 집이 생겼다는데, 조만간 가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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