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해야 해
Posted 2017. 6. 2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모락산 등산로에 많이 심겨 있는 참나무들이 지난달에 이름표를 달았다. 매년 그맘때면 시들음
방지를 위해 나무 기둥에 만능 롤트랩(5/24/17)이라 부르는 폭이 넓은 끈끈이 테이프를 칭칭 감아놓곤
하는데, 전에는 청색이더니만 올해는 미관에 방해되지 않도록 나무와 깔을 맞췄다. 관리를 위해
빨간색 일련번호를 부여 받는데, 롤트랩은 양면 테이프인지라 등산객들의 손이나 옷이 닿지
않도록 끈끈이 주의 이름표를 두 개나 크게 붙여 놓았다.
아, 그런데 그만 글을 읽지 못하는 꽃가루들이며 낙엽 같은 식물은 물론 흙먼지들이며 곤충들에겐
아닌 밤중에 홍두깨 격이 됐다. 바람결에 얼떨결에 놀러왔다가 그만 끈끈이에 와락 달라붙어 옴짝달짝
못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날개를 활짝 펼친 나방 녀석 하나도 눈이 나빴는지 운이 안 좋았는지
이름표 주위에 와서 얼쩡거리다가 그만 온몸으로 나무에 안기는 가여운 신세가 되고 말았다.
어쨌거나 미관상 안 좋고, 자칫 옷이나 손이 닿을 수도 있어 번거로워 보이지만, 참나무들을
괴롭히다가 시들게 만드는 걸 방지하기 위한 노력들이니 다소 불편하고 번거로워 보여도 참고
주의해야 한다. 전에 한 번 슬쩍 만져봤는데, 내려와서 닦으려 해도 끈기가 잘 가시지 않을 정도로
보기보다 끈끈이의 위력이 대단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방재 작업을 미처 안 했는지, 아니면
방재작업을 하고 롤트랩을 안 씌웠는지 그 옆에 있는 참나무 하나가 허연 거품을 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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