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 망중한
Posted 2017. 7. 1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주말에 오랜만에 스타필드 나들이를 했다. 식료품 장을 보러 지하 2층에 있는 트레이더스엔
자주 가지만, 샵들이 즐비한 B1-3F엔 별 흥미가 느껴지지 않아 꼭 필요할 때만 잠깐씩 들리게 된다.
한두 군데 샵 구경을 하다가 아내와 g는 옷 구경 한다고 돌아다니겠다길래 백화점 1층 소파에 앉아
멍 때리는 시간을 가졌다.
가만히 보니 앉아 쉬는 사람의 거의 반은 어린 아이들을 유모차에 태워 나온 젊은 아빠들이다.
30여분 앉아 있는 동안 수많은 유모차들이 지나가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봤는데, 꼬맹이들이 잠든
유모차를 세우고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이들이 너댓씩은 늘 있었다. 주말 오후에 무더위와 장마비를
뚫고 모처럼 쇼핑을 왔지만, 아이를 번갈아 보거나 하나씩 나눠 보느라 조금 진이 빠진 모습들이었다.
우리도 이사 오기 전에 주말마다 유모차 끌고 가까운 잠실 롯데 뻔질나게 다니던 생각이 났다.
아이가 둘인 집에선 아예 유모차 두 대를 갖고 와 하나씩 태우고 다니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는데, 요즘 유모차들 패션이 제법 볼만 했다. 우리 때에 비해 디자인이 좋아졌을 뿐만 아니라
좋은 소재를 써서 편리해 보였는데, 가장 큰 변화는 바퀴가 꽤 커졌다는 것이다. 기저귀 가방을 거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매한가지인데, 어던 이들은 손잡이에 아예 핸드폰 거치대를 고정시켜 마치
네비게이션 보듯 중간중간 화면을 확인하는 이들도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책 몇 페이지 보던 게 요즘은 다들 스마트폰 화면으로 바뀐 것도 달라진 풍경
가운데 하나였다. 그때나 지금이나 엄마빠들에게 쇼핑은 필요하고 즐겁기도 하지만 피곤하고 힘들기도
한데, 이런 소파가 있는 매장이 환영 받는 이유겠다 싶었다. 따지고 보면 이것도 통과의례겠고, 아이들
키우다 보면 새삼 언제 이런 시절이 있었나 싶게 후다닥 지나갈 것이다. 그러므로 젊은 부부들이여,
꼬맹이들과 함께하는 쇼핑과 나들이가 지치고 힘들고 피곤하게 할지라도 이 또한 즐겨야 할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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