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함
Posted 2018. 1. 4.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외국에 가면 쓰레기통과 더불어 눈길을 끄는 아이템이 하나 있는데 가정집 우편함이다. 둘 다 우리와는 모양새가 다르고, 자기 자리가 있고, 한 곳에 고정돼 있어 마음만 먹으면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보니 컬러풀한 우편함들이 늘었는데, 비나 눈에 젖지 않는 재질로 업그레이드 시킨 집이 많았다. 물론 여전히 오래 전부터 쓰던 개성 있는 우편함들도 많이 남아 있어 한 동네를 걸으면서 Old & New의 흐름도 볼 수 있었다.
90년대 이후 급작스럽게 고층 아파트 문화가 널리 보급되면서 성냥갑처럼 생겨 멋이라곤 없는 공동 우편함 투성이인 우리와는 달리 여전히 개인 주택들이 많은 미국이나 뉴질랜드 같은 나라는 잔디 정원과 나무 울타리 한쪽에 조용히 서 있는 개성적인 우편함들이 많이 눈에 띈다. 양철로 만든 것부터 나무 판대기로 작은 집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들도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전보다 우편물이 줄어들긴 매한가지일 터라 시간이 갈수록 점점 고풍스런 우편함들은 사라져갈지도 모르겠다.
가정집 우편함들을 보다가 문득 우편물이라는 게 보내는 사람이 있어야 받는 사람이 생기는 거라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생각하게 됐다. 와이카토 대학 캠퍼스 안 버스 정류장 앞엔 우체통이 여전히 서 있는데, 왼쪽은 보통 우편, 오른쪽은 특급 우편물을 넣게 돼 있다. 내년에 가면 이메일과 카톡으로만 소식을 전하지 말고, 교내 우체국에서 엽서라도 사서 저 우편함에 넣어야겠다. 연초인데, 올해는 모니터 앞에서 클릭만 할 게 아니라, 일부러라도 건수를 만들어 우체국엘 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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