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밥 만들기
Posted 2017. 12. 2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전부터 짜장밥을 한 번 만들어 먹고 싶었는데, 수요일 오후 뮤지컬 영화 <위대한 쇼맨>을 즐겁게 보고 나서 한 번 시도해 봤다. 어떤 레시피를 참조한 건 아니고, 그냥 먹어본 짜장 쏘스의 재료들을 그려가며 대충 이렇게 하면 되겠다 싶은 순서로 해 본 것이다. 양파와 양배추는 적당하게 썰고, 감자와 애호박은 작은 크기로 깍둑 썰고, 먼저 돼지고기를 볶고, 식용유를 넉넉하게 두른 다음 야채들을 넣고 볶아주었다. 야채는 아직 양이 잘 가늠이 안 돼 생각했던 것보다 푸짐한 양이 됐다.
사실 지난주에도 여기까지 하고, 갑자기 자신이 없어져 계획을 급변경해 두반장과 굴쏘스를 넣고 볶아 야채덮밥으로 갔는데(그 또한 호평을 받았지만^^) 이번엔 뭐가 되든 밀고 가 보기로 했다. 짜장엔 춘장이 들어가야 해서 슈퍼에서 사 둔 8인분 춘장을 반만 짜내 식용유에 볶은 다음 야채와 섞으면서 다시 볶아주었다(나머지 반으론 주말에 짜장면을 해 먹으면 될 것 같다). 대충 그림이 나오는 걸로 봐서 잘 될 것 같단 느낌이 들었다.^^
잘 볶아주다가 물을 (눈대중으로) 조금 붓고 끓여주면 끝이다. 아, 마지막에 전분을 약간 물에 풀어 넣어주면 약간 걸죽해지는데, 비주얼로 볼 때 안 넣어도 될 것 같아 여기서 마감을 했다. 퇴근한 아내가 정말 했냐면서 반색하며 맛을 보더니만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자기가 안 한 건 뭐든지 맛있는 법이지만, 한 입 먹어보니 그럴듯 했나 보다. 돼지고기 대신 쇠고기를 넣어도 좋을 것 같고, 야채도 그날그날 냉장고 형편에 따르면 되겠다 싶었다.
비비기 전에 예쁘게 담긴 걸 찍으라 했지만, 그러면 너무 연출한 티가 난다.^^ 그런 건 식당에서나 하는 거고, 집에선 순서가 뒤바뀌거나 뒤죽박죽으로 일상이 돌아가게 마련이다. 맛도 안 보고 겁없이 만든 짜장밥을 한 입 먹어보니 쏘 굿! 간이 조금 심심하면 더 좋았겠지만, 한 끼를 뚝딱 해치우기에는 별 하자나 손색 없는 맛이었다. 다음 도전 과제는 교회 앞 푸줏간에서 2kg 정도(20대쯤 된다) 사 둔 등갈비 구이인데, 그 또한 겁 먹지 말고 부딪혀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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