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추월(Team Pursuit)
Posted 2018. 2. 2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연일 흥미롭게 진행되던 동계올림픽에서 예상치 못했던 일이 생겨 며칠 시끄러웠다. 국가별로
선수 셋이 함께 달려 마지막으로 들어오는 선수의 기록으로 승패를 가르는 팀 추월 여자부 경기에서
선수들끼리 호흡이 안 맞고 왕따 논란까지 불러일으킬만한 일이 TV 중계화면에 고스란히 잡히는
대참사가 일어난 것이다. 결과적으로 4강 진출에 실패하고 최하위를 기록하게 됐는데, 기록과
순위를 떠나 경기 양상에 대해 설왕설래가 만발이다.
종목의 특성상 앞뒤를 번갈아 가면서 함께 달리는 세 선수의 찰떡 같은 호흡과 한 몸 같은 팀워크는
성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선수들 간에, 또 코치와도 하나 되지 못한 허술하고 어처구니 없는
팀 케미(team chemistry)가 백일하에 드러나면서 안팎으로 망신을 자초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다른 나라
선수들의 경기력이나 기록을 볼 때 100% 실력을 발휘했더라도 4강에 오르긴 만만찮았겠지만, 성적을
떠나 태도의 문제로 비화하면서 십자포화가 집중되고 있는 것 같다.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어느 정도 선에서 잘 봉합되면 좋겠는데, 며칠 뒤 TV 중계
화면을 보다가 팀 추월 경기를 영어로 Team Pursuit으로 쓰는 게 눈에 들어왔다. Passing이나 Overtake를
쓰겠거니 했는데 조금 뜻밖이었다. 반대쪽에서 달리던 팀을 따라잡거나 넘어선다는 의미에서 추월로
옮겼겠지만, 근대 이후 전문용어를 우리말로 옮길 때 일본의 영향을 크게 받은지라 일본이 이렇게
쓰는 걸 가져온 건지 혹 모르겠다.
그런데 실제로 국제적인 공식 시합에서 예닐곱 바퀴 도는 동안 상대편 마지막 주자를 추월하기란
불가능하진 않겠지만 현실적으로 무척 어려운 일일 텐데, 그렇다면 추구란 의미를 지닌 Pursuit이 좀 더
조명되고 강조되면 어떨까 싶다. 한 몸(One Body) 같은 팀워크나 팀 케미가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경기
특성상 절실함이랄까 간절함과 최선의 노력과 경주 등이 묻어 있는 Pursuit이 좀 더 강조되면 좋겠다
싶었다. Team+Pursuit, 어느 종목보다도 흥미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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