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형님 목자 되다
Posted 2018. 4. 17. 00:00, Filed under: I'm churching/House Church
작년 하반기 이후 안 나가고 있지만, 그 전 3년간 함께했던 가정교회에 지난 주일 경사가 있었다. 가교를 맡고 있던 부부가 예배 시간에 정식으로 임명돼 목자 파송을 받았는데, 미술을 전공한 부부답게 부인이 먼저 그 전 가교 식구 중 자매들 한 사람 한 사람 사진을 미술사 속에 나오는 비슷해 보이는 여성 인물 그림과 함께 띄우면서 감사를 표하는 인상적인 인사를 한 후, 남편이 이어서 간단한 간증을 했는데, 예상치 못했던 그림이 펼쳐졌다.
마이크를 들자마자 울컥 벅차 올랐는지 거의 열 번이 넘게 울음을 참고 잠시 중단했다 재개하는 등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는 역대급 해프닝을 일으킨 것이다. 목자가 되기 전 가정교회 멤버였던 순간과 추억들, 그 중에서도 관계가 안 좋았던 이를 떠올리면서 이런저런 생각들이 밀려왔던 모양이다. 청중의 박수 응원과 웃음 그리고 기다려 주는 아량까지 더해 감동적인 간증을 겨우 마칠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이들이 합류하면서 몇 달 있다 나오게 된 게 미안해 저 축하 자리에 올라가진 않았지만(미리 축하 인사를 전하고, 끝나고 찾아가 어깨를 두드려 주긴 했다^^), 이 부부의 꾸밈없는 모습에 박수가 절로 나왔다. 그런데 이들과 교제하던 가교 식구들은 이 부부의 성향상 이런 순간이 연출될 걸 충분히 예상했는지, 꽃다발과 쌀, 휴지, 케이크 등 각종 선물들과 함께 종이박스 현수막을 준비해 와 청중들을 다시 한 번 즐겁게 만들기도 했다. 울지 말아요, 쌍둥이 아빠. 정말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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