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산에서 본 예봉산
Posted 2018. 4. 2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미세먼지와 황사가 심심찮게 찾아오기를 넘어 점점 일상화 되어 가면서 산에 올라가서도
맑은 풍경 보는 일이 전보다 많이 못해지고 있다. 먼지가 심해 안개처럼 뿌연 날은 아예 산에
오르길 포기하게 하는데, 그래도 간간이 맑은 날을 골라 오르면 강 건너편으로 보이는 탁 트인
시원하고 뚜렷한 풍경에 다시 발걸음이 가벼워지곤 한다.
산에서 조망하는 풍경은 꼭 높은 데라고 해서 더 좋지는 않다. 어떤 산은 정상보다도 훨씬
아래가 더 좋은 경치를 보여주기도 하는데, 우리동네 검단산에서 바라보는 건너편 예봉산 풍경도
정상부 못지 않게 높이가 100미터쯤 아래인 바위 너덜구간이 훨씬 좋아 보인다. 아마도 정상에 서면
두물머리까지 넓게 보이면서 시야와 관심이 분산되는데 반해서, 여기선 예봉산 산자락들이 마치
손에 잡힐듯 좀 더 가까워 보이면서 오롯이 건너편 산세만 바라보게 만들기 때문일 것이다.
예봉산도 검단산 못지 않게 여러 번 이 코스 저 코스로 올랐던지라 드론을 띄운 것 만큼은
아니어도^^ 대략적인 등산로가 눈에 그려진다. 땀 흘리면서 저 중간 어디쯤에선가 헉헉거리던
순간들, 새벽 등산에 열심내던 순간들, 아이젠도 없이 정상에 올랐다가 눈길에 미끄러질까봐 조심조심
밧줄을 잡고 낑낑 내려오던 일, 그리고 한여름 갑자기 만난 소나기에 흠씬 몸이 젖어 있다가 비가
그치면서 피어오르던 물안개가 안겨준 감동 등이 다 저 산 속, 그리고 내 발에 간직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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