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녹색 봄마중
Posted 2018. 4. 1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발걸음 옮기고 고개 들면 눈길 닿는 데마다 연한 녹색이 반겨주는 완연한 봄날이다. 산길의 맹주
참나무들이 녹색 이파리를 맺으려면 좀 더 있어야 하지만, 뿌리 내린 표면 가까운 곳부터 슬슬 옷갈아
입을 준비를 하고 있다. 겨우내 숨어 있던 이끼들이 흙을 덮기 시작하면서, 나무 줄기를 따라 녹색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이즈음의 연녹색들은 눈을 편하게 만들어 주면서 참 보기 좋을 뿐 아니라,
무슨 봄이 오는 소리처럼도 들릴 정도다.
사각사각, 츠츠르츠, 봄봄봄봄 실제로 이렇게 들리는 건 아니지만^^, 그 옆을 지나노라면 뭔가
소리를 내는 것 같은 환상을 바람결에 실어 보내는 것 같다. 마침 커다란 나무 옆 한 뼘쯤 떨어진 데서
가느다란 새 가지가 돋아나고 있었다. 앙증 맞고 가느다란 게 한 뼘도 안 돼 보일 정도로 덩치 차이가
났는데, 봄을 부르는 나무의 변신이 반가웠던 모양이다. 따로였다면 별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을 텐데, 봄을 노래하는 둘의 콜라보가 눈은 즐겁게, 걸음은 가볍게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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