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꼭대기엔 아직 진달래
Posted 2018. 4. 2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4월도 하순인데다 봄비치곤 제법 많이 내린 산길엔 진달래가 거진 져서 나무엔 꽃이 지고 나서야
달리는 초록잎을, 길가엔 꽃비 흔적들을 남겼다. 평지나 중턱에선 꽃을 볼 수 없어도 산꼭대기엔 아직
남아 있을 것 같아 점심 때 모락산 사인암으로 부지런히 걸음을 옮겼다. 기대했던 대로 역시 남아
있었다. 하루 전에 내린 비로 깨끗해진 풍경을 배경으로 바위 옆에서 하늘거리면서 반겨주었다.
이맘때의 진달래는 두어 주 전처럼 산밑이나 중턱에서 분홍빛으로 온 산을 도배하다시피 하진
않아도 띄엄띄엄 군데군데 늦깎이로 피어나 5월 신록으로 바톤을 넘기기 전 며칠을 장식해 준다.
아직 있을 것이란 심증을 눈으로 확인하려면 30여분 오르막을 걸어올라야 하지만, 산은 기대를 배신하지
않고 그 수고를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을 만큼 반갑게 맞아주었다. 다음 주쯤 다시 올라오면 이 꽃들도
다 지고 내년을 기약해야 하겠지만, 올봄 진달래도 참 곱고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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