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봉산 샛길 트레킹
Posted 2018. 5. 1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수요일 오후 오랜만에 팔당 예봉산을 걸었다.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팔당역에서 출발하는
주등산로가 아닌, 팔당역 왼쪽의 한적한 샛길에 있는 음식점과 찻집을 겸한 다예린 옆에 주차하고
쉬엄쉬엄 올라갔다. 주등산로가 아니어서 안내도나 이정표도 없는 길인데, 가다가 길이 아닐듯
싶으면 중간쯤에서 그냥 내려올 생각으로 찬찬히 오르막길을 한참 오르노라니 다시 보일락
말락한 위치에 등산로 표시가 겨우 눈에 띄었다.
익숙하진 않았지만 전에 서너 번 다닌 길이라 아주 생소하진 않았다. 그래도 제대로 나 있는
등산로는 아니어서 잠시 헤매기도 하다가 두어 번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바위를 만나니 조금 안심이
됐다. 중간중간 고도계 앱으로 높이를 확인했는데, 몇십 미터씩 올라가고 있었다. 한 시간은 족히
지나서야 5백 미터 높이쯤 되는 지점에서 정상까지 1.4 km 남았다는 첫 이정표가 나왔다.
조금 더 걸으니 드디어 예봉산 봉우리가 보였는데, 생각보다 멀리 떨어져 있었다. 30분은 걸릴 것
같았는데, 다행히 꽤 올라와 있던지라 큰 오르막은 없겠다 싶어 힘을 냈다. 왼쪽으로 철문봉 행글라이딩
활강장이 보였고, 남아 있던 철쭉들과 잎사귀들이 오르기 시작하는 물푸레나무 군락지를 지나 헬기
착륙장이 보이니 조금만 더 가면 될듯 싶었다. 얼추 두 시간 정도 걸려 정상에 오르니 강우 레이더
관측 시설 공사(9/15/17)가 멀리서 보던 것과는 달리 꽤 많이 진척돼 있었다.
정상엔 서너 팀이 앉아 있었는데, 나도 잠시 숨을 돌린 다음 온 길로 다시 내려오기 시작했다.
등산은 숨이 차오르더라도 타박타박 걸어 올라가는 게 오히려 수월하고, 이렇게 터덜터덜 내려오는 게
더 힘들 때가 많다. 간만의 등산이어선지 발바닥이 살짝 아파오기도 했는데, 거의 내려왔을 때
올라갈 땐 안 보이던 철탑 몇 개를 만났으니 살짝 옆길로 들어선 것 같았다. 꼬박 네 시간을
걸었더니 기분은 상쾌했지만, 저녁 내내 몸이 벅적지근 늘어졌다.
'I'm wandering > 동네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철쭉의 작별인사 (0) | 2018.05.14 |
---|---|
예봉산에서 본 검단산 (0) | 2018.05.12 |
각시붓꽃과 금붓꽃 (0) | 2018.05.07 |
은고개 산철쭉 (0) | 2018.05.05 |
검단산에서 본 예봉산 (0) | 2018.04.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