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때문에 산에 오른다
Posted 2018. 9. 1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지난 여름의 끔찍했던 폭염이 모처럼 좋은 일을 하나 한 게 있다면 공기를 맑게 하면서
미세먼지 걱정에서 벗어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보너스로 맑고 높은 창공에 커다랗고
다양한 모습의 흰 구름을 두둥실 띄워 베란다 창을 통해서나 달리는 차창에서나 걸으면서 고개
들어 하늘을 쳐다볼 때 더할나위 없는 멋진 풍경과 청량감을 마구마구 선사한다는 것이다.
너나 할 것 없이 요즘 구름이 연출하는 풍경을 넋놓고 바라보는 순간이 제법 될 것이다.
구름이 어찌나 좋은지 도무지 그냥 있을 수 없어 월요일에 점심을 먹은 다음 사무실 앞에
있는 모락산에 오랫만에 올랐다. 중턱 쉼터 옆 바위에 서니 아파트 단지들 뒤로 관악산 줄기가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고, 그 위 하늘을 구름이 호쾌하게 덮고 있었다. 사인암까지 올라가면
수리-관악-청계산 줄기가 펼쳐지면서 더 시원한 풍경을 조망할 수 있겠지만, 간만의 점심
산행으론 이 정도만으로도 족하다 싶었다.
수요일 오후엔 집앞 검단산에 올랐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팔당과 양평 방면으로
크고 작은 구름들이 열 맞춰 줄 지어 편대를 이루고 있었다. 여름과 가을이 교차하는 요즘 같은
땐 산 위에 올라도 구름 한 점 못 보는 날도 있고, 우중충한 하늘에 아쉬워하는 날도 있는데,
뭐 이 정도면 낑낑거리면서 올라온 보람이 충분히 있다 싶었다. 한 달 넘게 구름 풍경이
좋은데, 추석 연휴와 시월 가을 한창까지 계속될 테니 구름 보러 산에 가기를 제안한다.
구름 좋은 날 검단산 (10/8/17) 구름 좋은 날 모락산 (9/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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