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붙어 있기
Posted 2018. 10. 1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산길을 걷다 보면 경사진 길에 놓인 나무 계단이 시간이 흐르면서 부서지고 바스라지기도 하고,
밑에 있던 흙이 등산객들의 누적된 하중과 비바람에 파여 쓸려 내려가면서 흔들거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 이런저런 이음새 작업을 해 놓은 걸 보게 된다. 끈으로 된 것도 있지만 못이나 경첩도 있고,
철근 같이 강한 것들도 있는데, 모양도 그 형편이나 용도에 맞게 여러 가지다. 특히 코너에 놓여
파손되거나 흔들리기 쉬운 데는 이중삼중으로 덕지덕지 이어 놓으려 애쓴 것들을 볼 수 있다.
덕분에 등산객들은 힘든 구간들을 이렇게 버티는 나무 계단이나 발판에 의지해 숨을 골라가며
통과할 수 있으니,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들이다. 그 중 어떤 구간엔 이중삼중을 넘어 사중오중으로
흔들리지 않게 해 놓았는데, 사람이나 나무나 공히 힘든 구간임을 반증하는 것 같았다. 계단이나
발판이란 게 밟거나 내딛는 사람들에 의해 시간이 갈수록 소모되고 소진되는 게 제 용도요 역할인지라
안스러워 보이면서도 대견한 생각이 함께 들어 잠시 숨을 돌리는 척 하면서 사진 한 장 찍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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