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사반대 현수막
Posted 2019. 4. 2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다음주에 우리 동네에 코스트코가 문을 연다. 3년 전 스타필드가 들어올 때도 그러더니만
이번에도 주변 상인들이 길 양쪽을 몇 미터 간격으로 퍼레이드하듯 길게 입점 반대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이번에는 아예 '근조'까지 표시했는데, 심정은 알겠지만 어째 이건 좀 안 어울리는 것
같다. 그냥 '반대' '추방' 정도여도 뜻이 전달될 것 같은데, 이런 언어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면
보는 사람들은 조금 피로감을 느끼면서 심드렁해지기 마련이다.
코스트코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십 년 넘게 이용하다가 요 몇 년은 트레이더스가
생겨 멤버십을 갱신하지 않았는데, 마침 타이어 할인권을 준다길래, 그리고 차로 10분이 채 안 걸려
이용하기 편한 새 매장이 어찌 생겼을까 궁금해서 한 달여간 고민하다가 4-5년만에 회원 가입을
했다. 현수막 시위하는 절박한 이들을 생각하면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솔직이
편의성과 궁금증이 조금 앞섰다.
미국 기반 기업체에 대한 항거 표시인지 현수막들 가운데는 영어로 된 것도 몇 개 보였다.
'꺼져!' '선전포고' 같은 투쟁을 고취하는 문구들에 나처럼 차나 버스로 달리면서 스쳐 지나치는
이들이 얼마만한 공감대를 느꼈을지 모르겠다. 진입로도 새로 닦이고 대대적인 개점 행사를
펼칠 게 예상되면서 하남과 강동, 광주와 남양주 일대에서 몰려들어 당분간 주말에 그 근처로
움직이는 건 접어야 할 것 같은데, 어떤 '공생'이 이루어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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