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도 기분이 좋은가보다
Posted 2019. 5. 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우리 동네 길거리 화분은 복스럽게 활짝 웃는 돼지 모양(5/15/15)을 하고 있다. 주로 대로변 모서리 부분에 놓여 있는데, 브라운과 그레이 컬러(얘는 흑돼지쯤 되어 보인다^^) 두 마리가 쌍을 이뤄 사이 좋게 웃고 있다. 올해가 돼지해여서가 아니라 몇 해 전부터 놓여 있는데, 요즘처럼 등에 가득 꽃을 피워내고 있을 땐 화사한 꽃에 시선이 가서 돼지란 걸 눈치 채기 어렵다.
길거리에 놓는 커다란 화분을 운모 화분이라 부르는데, 동네마다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 대개 동그랗거나 직사각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동물 모양을 해 놓으니 조금 색달라 보이는 것 같다. 아무래도 봄꽃이나 가을꽃을 옮겨 심을 때가 가장 보기 좋은데, 햇볕이 너무 강하게 내리 쬐는 한여름이나 황량한 한겨울엔 조금 볼품이 없다가, 눈이 소북이 쌓이면그런대로 운치 있게 보이기도 한다.
버스를 타려고 횡단보도에서 신호 바뀌기를 기다리다가 도대체 이 꽃들 색깔이 몇 개나 되는지 세어보려고 걸음을 멈추고 다가갔는데, 너댓, 대여섯 색깔이 환하게 반겨주어서 마음이 흡족해졌다. 돼지 화분도 복되게 웃고 있는데, 봄꽃들마저 방긋 환한 미소를 짓고 있으니 바라보는 마음이 들뜨지 않을 수 없고, 걸음도 한결 가벼워지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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